충북 청주시 영운동의 청운중학교 학생들 중 상당수는 명찰 이외에 또 다른 패찰을 달고 다닌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가로 8.5㎝, 세로 6㎝의 이 패찰에는 학생들의 경우 ‘사랑해요 선생님!’, 교사들은 ‘얘들아! 사랑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른바 ‘사랑의 패찰달기 운동’이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그리고 사랑하겠다는 마음과 다짐을 실제로 표현하기 위해 패찰달기운동을 시작한 것은 올해 새학기 초인 3월. 이 학교 학생생활지도부장인 하동만(河東萬·57)교사가 먼저 패찰을 달고 수업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교사는 “상대방을 칭찬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좀 ‘낯간지러운 일’처럼 여겨져 따르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하나 둘 씩 참여자가 늘어 지금은 학내에서 학생 913명중 350여명이, 교사 51명 중 20여명이 패찰을 달고 다닌다.
학생과 교사들 모두 이같은 패찰을 단 뒤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 상대방의 가슴에 적힌 사랑의 표현을 보면서 서로의 당부를 마음대로 어기거나 마구 꾸짖거나 하는 일이 어려워졌기 때문.
이 학교 김재영(金在永·59)교장은 “표찰달기를 통해 서로를 칭찬하고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는 운동이 확산되면서 ‘왕따’ 등의 문제 발생 소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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