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쿨'한 코냑의 향기 한여름밤의 유혹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53분


한여름에 코냑을 더 향기롭게 마시는 법. 목이 길고 잔이 둥근

튤립형 글라스를 일단 버리자. 잔을 손으로 감싸서 온도를 살짝 높인다는 상식은 이제 치워두고 바닥이넓적한 유리컵을 준비한 뒤 얼음을 동동 띄우자. 찬 기운이 코냑의 향을 붙잡아두는 동안 천천히 음미하며 맛을 즐긴다.코냑회사들이 새로운 코냑 마시는 법을 앞세워 20대와 30대 초반을 겨냥한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한국의 위스키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코냑업체들도 한국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여기는 분위기.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맥주 소주 탁주 위스키 등 4대 주류의 소비량은 29억1200만4000ℓ로 전년보다 1379만4000ℓ줄어들었다.

그러나 1인당 위스키 소비량은 0.67병으로 전년(0.37병)보다

2배 가량으로 늘어났다.

▽새 제품 어떤 게 있나〓레미마르탱은 ‘20, 30대를 위한 최고급 코냑’을 캐치프레이즈로 ‘XO 엑설런스’를 내놓았다. 태양을 본뜬 병모양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프랑스 코냑지방의 최상급 포도재배지인그랑샹파뉴와프티샹파뉴 지방의 최고급 원액을 8.5 대 1.5 비율로 혼합했으며 오크통에서 평균 23년 이상 숙성시켰다. 백화점 소비자가 기준 24만원.

레미마르탱을 수입하는 맥시엄코리아 김주호 이사는 “종전에는 30대 이상 직장 남성들이 호텔바나 고급카페에서 코냑을 즐겨 마셨으나 최근 강남 칵테일 바와 모던바 등으로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며 “20대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한 프로모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헤네시도 7월부터 ‘프라이빗 리저브’를 한국 소비자에게 선보인다. 당초 헤네시 가문의 가족과 절친한 친구들을 위해 개인 용도로 만들어진 코냑. 14가지 원액이 혼합돼 처음에는 다소 신맛이, 그 뒤로는 강렬한 맛이 느껴진다는 게 헤네시의 설명. 백화점 소비자가 26만원.

모엣 헤네시 코리아는 이 제품과 함께 그동안 한국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판촉활동이 미미했던 ‘파라디 엑스트라’와 ‘리처드’도 다시 내놓았다.

파라디 엑스트라는 그랑 샴페인과 프티 샴페인의 원액이 섞여 있는데 톡 쏘는 후추맛에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있고 꽃냄새가 있어 향긋하다.

백화점 소비자가는 기존 45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내렸다. 헤네시사 설립자인 리처드 헤네시를 기념해 만든 리처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코냑 중 하나. 한국에서는 백화점 소비자가가 기존 34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크게 내렸다.

▽여름에 코냑 마시는 법〓올 여름 코냑회사들이 내세우는 것은 ‘온더록 잔에 얼음과 함께’다. 또 소다수나 진저에일과 혼합해 칵테일 형태로 즐겨도 그만이다. 향이 좋은 커피나 차에 살짝 넣어서 마시는 것도 별미다. 커피에 코냑을 탄 ‘카페로얄’은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이 즐겨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개인의 기호에 맞게 얼음 대신 찬물을 조금 섞어 마실 수도 있으며 튤립형 글라스에 4분의 1을 따른 뒤 두 손으로 감싸쥐고 마시는 고전적 방법도 있다.

코냑은 곡류를 증류시킨 위스키와 달리 과일을 증류시킨 브랜디의 일종. 포도를 증류시킨 것을 코냑이라고 하며 숙성기간에 따라 ‘V.O(Very Old)’ ‘V.S.O.P(Very Superior Old Pale)’ ‘X.O(Extra Old)’ ‘Napoleon’ 등으로 표시된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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