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가구당 부채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60만원에 비해 370만원(23.7%)이 증가한 1930만원이었다.
가구당 부채는 △98년말 1320만원 △99년말 1520만원 △2000년말 1860만원으로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 전체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려쓴 ‘가계신용’규모도 3월말 현재 27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조원(24.3%)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신용 규모 역시 지난해 6월말 전년 동기 대비 23.3%로 20%대를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빚이 늘어난 것은 은행 문턱이 과거와는 달리 뚜렷하게 낮아져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가 한층 쉬워진 데다 경기하강으로 가계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면서 “자연증가분을 고려할 경우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가계의 외상구매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1%(3조9000억원) 늘어나는 등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 등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가계대출은 늘었으나 가계대출의 한 부분인 주택자금대출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 1·4분기 주택자금대출은 지난해 말에 비해 9640억원 줄어든 54조원. 한은은 신규 아파트 공급 및 입주 부진과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가 나타난 데다 금리하락으로 기존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는 등의 영향으로 주택자금대출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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