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황금사자기]이기든…지든…신나는 응원

“승부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응원합시다.”

한서고와 인천 동산고의 경기가 열린 22일 동대문야구장. 경기장 왼쪽 관중석에는 한서고 남녀 학생 800명이 자리를 잡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8명의 여학생 치어리더는 빨간 티셔츠에 흰 치마를 입고 꽃술을 흔들며 응원을 이끌었고 남자 응원 단장은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한서고는 5회말 투아웃까지 0-10으로 뒤져 콜드게임패 직전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상황. 누가 봐도 한서고 응원단은 풀이 죽을 만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오히려 “무적 한서” “힘내라” 등을 고함치며 더욱 힘을 냈다. 여학생 응원단장인 이지예양(18)은 “우리는 응원을 하러 왔기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주면 될 뿐”이라고 말했다. 동료들의 응원에 갑작스레 큰 힘이라도 얻은 듯 한서고는 5회 2사 이후에 무려 6점을 집중시키는 저력을 발휘했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접전을 펼쳤다.

이날 한서고 학생들은 4시간짜리 체험학습의 과정으로 야구장을 찾았다. 이 학교 응원단을 맡고 있는 김원찬 교사는 “예전과 달리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학생들에게 애교심을 길러주는 데 큰 효과가 있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인상깊게 지켜본 학생들에게 야구장은 또 다른 학습현장”이라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