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현대 전준호. 톱타자인 ‘대도’ 전준호의 동명이인인 그는 96년 6승을 올린 뒤 지난해까지 4년간 1승도 따내지 못했다. 현역 입대로 인한 공백 때문.
그러나 전준호는 지난해 18승을 따낸 다승왕 삼두마차 정민태(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김수경 임선동이 일본 진출과 부상 슬럼프로 한꺼번에 부진한 가운데 팀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준호 자신은 “3년간의 군대 생활로 군기가 바짝 든 결과”라며 겸손해 하고 있지만 시속 140㎞대에 육박하는 묵직한 슬라이더가 어느새 프로 최고수준이 됐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시즌 중 감독이 바뀐 LG도 새 에이스를 찾았다. LG는 지난해 17승을 올렸던 외국인 투수 해리거가 8패(3승)로 무너지자 대안을 찾지 못한 채 꼴찌로 추락했다. 그러나 신윤호가 중간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출격을 하며 8승으로 롯데 손민한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에 올랐고 에이스로는 고졸 스타 이동현이 샛별처럼 떠올랐다.
올초 경기고를 졸업한 18세 새내기 이동현은 시즌 초 들쭉날쭉한 제구력으로 고생했지만 김성근 감독대행의 특별지도를 받은 후 1m92, 90㎏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적인 강속구로 팀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삼성과 두산은 지난해 소방왕 경쟁을 벌였던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선발로 전업해 에이스가 된 경우. 삼성 임창용은 시즌 초부터, 두산 진필중은 6월부터 선발로 출장하고 있다.
롯데와 한화는 지난해 에이스였던 손민한과 송진우가 있지만 ‘돌아온 에이스’인 문동환과 한용덕이 같이 마운드를 꾸려가고 있다. 반면 SK는 이승호, 해태는 최상덕이 올해도 에이스의 중책을 맡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