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BK21 사업단 선정과정 김덕중 前교육 부당개입"

  • 입력 2001년 6월 25일 18시 24분


연구중심대학 육성과 대학원 연구력 제고 등을 위해 2005년까지 총 1조5705억원이 투입되는 ‘두뇌한국(BK)21’사업이 일부 사업단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당시 장관이 부당한 조치를 내리는 등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5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한 일반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99년 당시 김덕중(金德中) 교육부장관이 장관 자문기구인 ‘BK21’사업 기획조정위원회 위원을 선정하면서 임의로 위원을 선정하는 등 공정성을 의심받는 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 전장관은 대학총장 등 각계에서 추천한 인사 500여명 중 10명을 위원으로 선정키로 했다가, 6명만 선정하고 나머지 4명은 자신이 장관 취임 직전 총장으로 재직했던 A대학의 재단 관련 인사 등 추천되지 않은 인사로 선정했다는 것.

김 전장관은 특히 사업단 선정을 최종 자문하는 해외자문단 자문위원으로도 A대학의 분자과학기술사업단의 생체조직공학팀장을 선정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김 전장관은 이에 대해 “사업단 선정의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지만 총장으로 재직했던 A대학과 관련된 사항은 내 실수였다”고 소명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건강보험 재정파탄에 대한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전직 장관의 재직 때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길이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자료준비 소홀 △현장실사 업무태만 등을 이유로 당시 고등교육지원국장과 과장 1명, 실무담당자 2명 등 교육부 직원 4명과 한국학술진흥재단 관련자 2명에 대해 징계 여부를 자체 결정하도록 인사자료를 통보하는 데 그쳤다.

한편 교육부 내에서는 “감사원이 ‘교육부가 알아서 징계여부를 자체 판단하라’고 한 마당에 누가 중징계를 내리겠느냐”며 “위원 선정 여부는 정책결정권자의 고유권한인 만큼 실무자는 따를 수밖에 없고 명백한 규정 위반도 없다”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BK21’사업의 문제점을 감사원에 고발했던 참여연대는 이번 감사 결과가 ‘철저한 봐주기 감사’라고 반발하면서 감사결과와 상관없이 김 전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고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인철·부형권기자>

inchul@donga.com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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