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 사이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수입제한조치와 이에 대응하는 보복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세계 무역전쟁’은 한국처럼 해외에 크게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 국가에도 불똥을 던지고 있다.
25일 재정경제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최근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국가간, 지역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외국산 철강제품 수입에 따른 미 철강산업 피해조사에 착수했다. 미 정부는 이번 조사후 내년 2월경 상당수 대미 철강수출국에 대해 관세 인상, 쿼터 설정 등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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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미칠 영향 |
미국은 또 한국 등 주요 대미 자동차 수출국들에 대한 압력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과 EU 국가간에는 철강 분쟁 외에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유럽 항공전자제품 메이커인 하니웰 인터내셔널 합병문제와 유럽의 슈퍼점보기 A380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의 무역 분쟁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정부는 4월 자국 농민들의 표를 의식해 중국산 파 표고버섯 등 일부 농산물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취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일본산 아크릴산염에 반덤핑 관세를 물린 데 이어 최근 중국에 들어오는 일본산 자동차와 휴대전화, 에어컨에 대해 보복성격이 뚜렷한 100%의 특별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은 또 한국 미국 인도네시아산 라이산(동물사료 첨가제)에 대한 덤핑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EU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 외에 한국의 조선산업 보조금지급 문제를 들어 곧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어서 한국과의 막판 협상이 진행중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채욱(蔡旭) 박사는 “지금보다 앞으로의 전망이 더 불투명하다”며 “세계적인 경기하락은 결국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부추기고 통상마찰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