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에 살고 있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 마티 겔트먼(65)은 23일 가족 친구 친지 등 100명을 초청, 그런 행사를 가졌다고 뉴욕타임스지가 25일 보도했다.
겔트먼씨는 악성 뇌종양을 앓고 있는 암환자. 3월 종양의 일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성공하지 못해 여생이 몇달 안 남은 상태다.
그가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치르게 된 것은 부인 젤라씨(62)가 남편이 숨진 뒤 이를 치르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 그녀는 “추모행사에서 고인에 대해 덕담을 많이 하는데 정작 고인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없으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겔트먼씨의 장례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돌아가면서 그가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교사로서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위트가 넘치고 사교적인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가 은퇴 후 자원봉사자로 정신병 환자들을 돕는 일을 열성적으로 도운 것에 대해서도 칭송이 잇따랐다. 그가 처음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 대머리가 되던 때에 대한 회고도 나왔다.
장남인 스티븐씨는 “나는 항상 아버지가 이번 주에는 어떤 자선활동을 할 것인지를 궁금해했다”며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처럼 아버지가 좀더 오래 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겔트먼씨는 턱시도 차림으로 휠체어에 앉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에게 보내는 찬사를 흐뭇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그러나 그가 가장 좋아하는 파헬벨의 작품 캐넌이 피아노로 연주되는 대목에선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행사가 끝난 뒤 겔트먼씨는 “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가르치고 싶었다”며 “이젠 죽음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괜찮다”고 말했다.
전국장례업자협회의 존 카몬 회장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마지막 몇주 혹은 몇 달간 주변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었는지를 깨달으며 보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여전히 주변사람들은 임종 이후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 같은 ‘산 사람의 추모행사’가 보편화됐는지 분명치는 않지만 일반인들의 의식 속엔 베스트셀러 ‘화요일은 모리와 함께’에서 주인공이 임종을 앞둔 대학시절의 조언자를 매주 만나던 일과 같은 유형으로 분명히 자리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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