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紀綱(기강)

  • 입력 2001년 6월 26일 19시 25분


말도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生老病死(생로병사)를 거듭하게 되는데 아무리 좋은 말도 사용하지 않으면 죽은 말이나 다름없게 된다. 우리 말 중 좋은 말이 사라진 것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벼리’라는 말이 있다. 무척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옛날 물레에서 실을 뽑아 가공할 때 실 가닥이 서로 얽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군데군데 끼워두었던 도구다. 마치 고압송전선을 보면 전선이 엉키지 않도록 사이에 막대기 같은 것을 끼워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그것을 형상화한 漢字가 바로 ‘己’다. 즉 가로획이 벼리라면 세로획은 실가닥을 표현하고 있다. 이 놈을 실 가닥 사이사이에 끼워 둠으로써 서로 엉키는 것을 방지했다. 따라서 ‘己’가 없다면 실은 서로 얽히고 설켜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말 것이다. 후에 己가 ‘나’(1인칭)로 둔갑하면서 새로 실을 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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