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32). 학창시절 전국대학생아마추어천문회장을 지냈고, 최근 5년 동안 안성천문대장으로 일해온 그는 프로 뺨치는 별 전문가이다. 그가 서울 마포구 아현동 현암사 건물 옥상에 반사망원경을 설치하고 다음달 2일부터 별 학교를 연다.
“서울의 공해가 아무리 심해도 달 표면의 분화구, 타오르듯 붉게 빛나는 화성, 목성의 줄무늬, 토성의 멋진꼬리는 망원경으로 뚜렷이 보여요. 또한 공해와 불빛에도 살아남은 별들은 대부분 별자리를 이루는 밝은 별이기 때문에 별자리를 익히는 데는 오히려 도시가 더 좋지요.”
그가 현암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밤하늘로 가는길’ ‘풀코스 별자리 여행’ 등 3권의 대중과학책을 펴내면서. 현암사가 50년 된 낡은 건물을 개축해 문화공간으로 꾸민다는 얘기를 듣고 천체망원경을 기증하겠다고 한 것이 별학교 건설로까지 발전했다. 별학교에 오는 사람들은 건물 1층에 꾸며놓은 첨단영상실에서 먼저 체계적으로 밤하늘을 익히고, 옥상으로 올라가 밤 하늘을 관측하게 된다.
별학교의 볼거리는 역시 그가 공들여 만든 초점거리 1940㎜, 지름 200㎜의 국내 유일 황동망원경. 그는 “황동 400㎏을 자르고 다듬어 본체를 만들고 유리를 20만 번이나 갈아 반사경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 반사경의 오차는 반사경을 서울시 크기로 넓힌다면엄지손톱 지름에 지나지 않을 만큼 정확하다.
다음달 여는 별학교는 김 씨 외에 이충환 과학동아 기자 등 7명이 강의를 맡으며, 초등학생을 위한 3달 짜리 12회 유료 강좌, 그리고 성인을 위한 한달 짜리 4회 유료 강좌가 마련돼 있다. 또한 매주 목요일 오후에는 무료 공개관측회도 열린다. 문의 02-365-5051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