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수익성은 계속 나빠지고 있는 반면 소비심리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 기업의 수익이 좋아지고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현재 소비 측면은 좋아지고 있는데 기업 수익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FRB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거의 확실하다고 예상하면서도 인하 폭에 대해서는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소비동향〓기업의 수익이 줄고 실업이 늘면서 소비도 함께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작년 중반부터 급격히 떨어졌던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6월에 117.9로 전달에 비해 1.8 포인트 상승하며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6월 중 소비자신뢰지수가 114∼1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해왔다.
향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지수도 87.1에서 93.2로 높아져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 상무부는 26일 자동차 컴퓨터 등 내구재 주문이 5월 전달에 비해 2.9%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4월에 5.5%가 감소한 점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당초 예상치 0.4%를 월등히 뛰어넘는 수준이다. 상무부는 또 4월에 4.5% 하락했던 신규주택 판매가 5월에는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5월의 기존주택 판매액도 전달에 비해 2.9% 증가했다.
▽개선되지 않는 기업 수익성〓수익악화를 경고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기업수익 조사전문기관인 톰슨 파이낸셜 퍼스트 콜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를 구성하는 500개 기업 중 4분의 1이 이미 2·4분기(4∼6월)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는 공시를 냈다고 최근 밝혔다.
기업의 수익악화 경고 공시는 해당 기업의 주가는 물론 동종업계의 주가와 나아가 주식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뉴욕증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26일에는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 린치가 2·4분기 수익이 증시침체로 월가의 기대치를 훨씬 밑돌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모건스탠리 딘위터와 리먼 브라더스, 골드만 삭스 등 다른 금융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의 투자은행인 퍼스트 알바니의 휴 존슨 투자담당이사는 “중요한 것은 FRB가 또다시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가 아니라 금리인하의 효과가 언제 나타날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