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92의 장신인 우성용은 아주대 시절 큰 키에도 불구하고 발재간과 헤딩력을 함께 갖춘 스트라이커로 주목을 받았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대표. 기대와 함께 96년 프로에 들어섰으나 국내무대에서의 활약은 탐탁지 않았다. 96년 4골, 97년 2골, 98년 4골…. 99년 9골을 넣어 ‘반짝’했으나 지난해 6골로 골 페이스가 다시 줄어들었다. 당시 간판 스타 안정환에 밀려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았다.
이런 우성용이 올해 ‘영양가 만점’의 실속파 꺽다리로 거듭나고 있다. 아디다스컵에서 5골, 정규리그에서 3골 등 벌써 8골을 넣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프로 6년차에 비로소 ‘골잡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선수가 된 것이다.
우성용은 “(안)정환이가 팀을 떠나면서 출전 기회가 늘었고 기회를 준 감독님께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뛴 결과일 뿐”이라며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그러나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 우성용은 시즌을 앞두고 포르투갈 전지 훈련에서 공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몸싸움에 약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강화한 것도 효과를 봤다. 6년째 함께 뛰어온 마니치와는 보지 않고도 패스가 이뤄질 만큼 호흡이 척척 맞는다.
우성용은 또 올 시즌 들어 ‘행동 반경’을 좁히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득점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수비에 가담하기 위해 미드필드까지 내려오던 습관을 버리고 문전 부근에서 주로 움직이면서 힘을 비축한다는 것.
우성용은 “수비수와 공격수의 경계가 없어지는 추세지만 후반까지 힘을 비축해 두는 것이 골을 넣는 데는 도움이 된다”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20골까지도 욕심낼 만하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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