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생체인식기술 별 게 다 있네

눈동자나 손바닥을 들이대면 출입문이 열리고 손등을 들이대면 컴퓨터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말을 하면 창문이 열리고 펜마우스로 서명하면 실시간 인증이 이뤄진다.

영화속 한 장면이 아니다.

꿈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생체인식 기술이 발달되면서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생체인식이란 개인별 신체 특정 부위의 고유한 특성을 가려내 인식하는 기술. 분실 및 위·변조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안전하며 몸 자체가 패스워드의 역할을 수행하므로 복잡한 암호를 애써 기억하거나 신분증을 지니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생체인식 종류도 다양하다. 흔히 알고 있는 지문, 음성 외에도 홍채, 정맥, 안면, 망막, 장문, 서명, DNA, 귀, 체온, 냄새 등 날로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또 지금까지 생체인식 기술은 출입 통제와 같은 물리적 보안에 치중해 왔으나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인해 점차 개인 신원을 확인하는 인증 시스템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 국내 생체인식 관련 업계의 매출액은 300억원 정도.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올해는 100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홍채인식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해주는 홍채의 독특한 패턴을 구별해 내는 기술이다. 정확성이 뛰어나고 변조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근들어 가장 각광받는 생체인식기술이다.

현재 홍채인식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알파엔지니어링과 아이리텍, 세넥스테크놀로지 등 세 곳이 있다.

알파엔지니어링은 20㎝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홍채를 식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비접촉 방식이어서 사용자의 거부감이 적을 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식별할 수 있고, 안경의 영향도 전혀 받지 않는다. 또한 인식 시간도 2초 이내로 짧을 정도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또 제품의 소형화가 가능해 현관 잠금장치 등 출입통제기능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접근 제한이나 금융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아이리텍은 홍채의 변화 및 동공의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는 기술과 눈썹 및 눈꺼풀이 홍채의 일부를 가리더라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국내 원천기술로 개발, 최근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이 시스템은 동공의 반응을 측정, 마약 복용 여부를 판단하는 '마약 진단 시스템'으로도 응용되고 있다.

▲ 지문인식

생체인식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 생체인식 시장을 창출한 선점 분야이면서 가격대도 비교적 낮아 가장 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지문인식 업체 수는 30여 개 정도이며 그 중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니트젠, 휴노테크놀로지, 씨크롭, 패스21, 티에스바이오메트릭스, 바이오비전 등이 있다.

최근에는 보안관련업체 뿐만 아니라 서울 목동 '하이페리온'과 역삼동 '까르띠에' 등과 같은 대형아파트단지에도 지문인식 잠금장치가 속속 설치되고 있다. 또 한빛은행은 지문인식 솔루션업체인 패스21과 제휴를 맺고 인터넷 금융거래시 본인여부를 지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맥인식

손등의 정맥선을 적외선으로 촬영·입력해 놓았다가 이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 개인별 ID를 등록해 놓으면 인식기에 손등을 갖다 대는 동작만으로 신분 확인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국내업체로는 넥스턴 및 BK시스템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넥스턴은 지난 98년 정맥인식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오인식률이 0.0001%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하며 가격도 저렴하다. 지난해 12월 하나로통신 IDC 센터에 84대를 공급한 것을 비롯, 국정원, 한미은행, 명지대 등에 납품했다.

BK시스템도 1995년 정맥인식시스템 개발에 착수, 1998년부터 관련 응용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장문인식

손의 3차원 형상을 인식하는 기술. 개인의 손 모양은 신원 확인에 충분할 정도로 세부적이지는 않지만 확실한 인증을 위해 개인의 다양한 특징과 결합하는 방법으로 신원인증 분야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병원이나 공항, 대형 매장 등 엄격한 보안이 요구되지 않는 곳에서 주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핸디콤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출시한 손인식시스템은 개인별로 고유한 특징을 갖는 손의 3차원 이미지를 생물학적으로 식별, 손의 모양·길이·두께 등을 0.02초만에 인식할 수 있다. 직원들의 근태관리 및 출입관리, 공장자동화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음성인식

개인의 목소리마다 갖고 있는 특징을 일컫는 음성인식 기술은 별 다른 장비 없이 PC마이크와 소프트웨어만 갖추면 쉽게 사용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은 보안인증 기술이다. 그러나 사람 몸의 컨디션에 따라 목소리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보안제품에 적용하는데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시각장애자를 위한 시스템이나 대화형 자판기, 자동예약시스템, 키오스크 등에서 사용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이 기술을 활용한 국가 간 자동통역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0여년 전부터 LG종합기술원과 KAIST, ETRI 등 주요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음성처리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으며, 현재 20여 개의 업체들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얼굴인식

원거리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눈·코·입 등 사람의 얼굴 특징을 분석해 본인 여부를 인증해주는 시스템. 인식이 쉽고, 비용이 저렴하며, 사용자 편의성 면에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또 지문·홍채 등 다른 인식기술과 달리 인증을 위한 사용자의 특별한 행위가 필요없어 편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보안인증·출입통제 외에도 장난감로봇·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와의 연동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비전인터렉티브가 얼굴인식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생체인식업체 UAL테크놀로지와 기술 제휴를 맺고, 출입통제시스템, 공항감시시스템, 데이터베이스검색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머리 모양이 변하거나 안경을 착용해도 등록된 사람을 구분해 낼 수 있는 이 시스템은 보안 정도에 따라 이격도를 조정, 쌍둥이도 분별 가능하다.

▲서명인식

서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모양과 속도, 입력 등을 이용해 인식하는 기술. 펜마우스(타블렛)를 이용해 서명을 하면 암호화된 서명이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 은행과 신용카드사에서 패스사인 서명인증 서버와 연동시켜 암호화된 서명을 인증하게 된다.

거부감이 낮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며 PDA 등 모바일기기에 활용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업체로는 패스싸인이 'PS2001'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국명<동아닷컴 기자>lkmhan@donga.com

생체인식기술 비교
분야	주요업체	장 점	단 점
지문인식	니트젠 휴노테크놀로지 씨크톱 패스21 TS바이오메트릭스 바이오비전	가격 저렴, 조작 편리, 응용 분야 다양	훼손된 지문 인식 곤란
홍채인식	알파엔지니어링 아이리텍 세넥스테크놀로지	가장 정확성이 뛰어나고, 변조가 어려움	높은 가격
정맥인식	넥스턴 BK시스템	인식속도 빠르고, 가격 저렴	아직 성능 입증 안됨
장문인식	핸디콤	처리 정보량 적고, 작동 용이	처리속도와 정확성 낮음
음성인식	보이스웨어 보이스닉	원격지 사용 가능, 가격 저렴	정확도 낮고, 타인에 의한 도용 가능
얼굴인식	비전인터렉티브	인식 용이, 가격 저렴 거부감 적고, 편리	조명이나 나이, 표정 변화에 민감
서명인식	패스사인	거부감 적고 편리, 가격 저렴	타인에 의한 도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