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윔블던]샘프러스, 새내기에 혼쭐

  • 입력 2001년 6월 28일 19시 22분


액땜인가, 불길한 조짐인가.

‘미스터 메이저’ 피트 샘프러스(미국)는 윔블던에서 통산 7차례나 우승하며 ‘잔디 코트의 제왕’으로 불린다.

올 윔블던에서도 톱시드를 받으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최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한물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듣고 있다.

28일 영국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남자단식 2회전. 샘프러스는 세계 256위로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한 배리 코원(영국)에게 2시간52분의 풀세트 접전 끝에 3-2(6-3, 6-2, 6-7, 4-6, 6-3)로 간신히 이겼다.

1, 2세트를 먼저 따내 쉽게 승리하는 듯 보인 샘프러스는 강서브와 발리를 앞세운 왼손잡이 코원의 거센 반격에 휘말려 3, 4세트를 내리 빼앗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5세트 들어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4-0까지 앞선 뒤 승부를 결정지으며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93년 이후 윔블던에서 53승1패의 놀라운 승률을 올린 샘프러스가 윔블던에서 5패의 성적을 거둔 무명에게 혼쭐나며 자칫 망신당할 뻔한 것.

샘프러스는 “세기의 이변으로 기록될 수 있었다”며 “그의 랭킹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서비스와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나 고전했다”고 말했다.

반면 ‘제2의 샘프러스’라는 미국의 신예 앤디 로딕(18)은 11번 시드의 토마스 요한손(스웨덴)을 3-1(7-6, 6-1, 4-6, 7-6)로 눌러 차세대 선두 주자다운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인 4번 시드의 마라트 사핀(러시아)은 대니얼 네스토어(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1 동점이던 3세트에 행운의 기권승을 거뒀다.

여자단식에서 메이저 3연승을 노리는 4번 시드의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는 프란체스카 시아보네(이탈리아)를 2-0(6-3, 6-1)으로 완파하고 정상을 향해 순항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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