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이 흠잡을데 없어도 코스매니지먼트를 잘못하면 ‘도루묵’이죠.” 정춘섭프로의 대답은 간단했다. 정프로는 “장타자도 아니고 스윙폼도 좋지 않은데 항상 싱글을 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코스공략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덧붙혔다.
다음은 김사장이 질문한 3가지 상황에 대한 정프로의 답변. ‘보기플레이어’와 ‘싱글핸디캐퍼’의 차이점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페어웨이가 좁고 양쪽이 OB지역인 파4홀
△보기플레이어〓체면 때문에 무모하게 드라이버를 잡는다. 하지만 페어웨이에 적중시킬 확률은 50%. 잘되면 평상시 점수를 낼수 있지만 실수하면 애써 줄여온 점수를 한순간에 까먹기 십상이다.
▲싱글핸디캐퍼〓냉정하게 안전지역으로부터 홀까지의 거리를 계산한다. 가령 150m 지점이 안전하다면 동반자의 눈치를 볼 필요없이 6,7번 아이언으로 티샷. 물론 티샷거리가 짧으니 2온은 힘들겠지만 확실한 3온작전으로 파세이브도 가능하다.
◇200m지점에서 홀이 왼쪽으로 심하게 휜 파4홀
△보기플레이어〓아무생각없이 드라이버티샷을 날린다.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볼이 조금만 휘어도 여지없이 OB. 자신을 과신해 홀을 가로지르는 샷을 구사하게 되면 결과는 ‘지옥’아니면 ‘천당’. 문제는 이 홀에서 ‘지옥’에 떨어진다면 그 영향이 계속돼 그 날의 라운드 전체를 망치기 쉽다.
▲싱글핸디캐퍼〓드라이버티샷이 아니라 두 번째 샷으로 승부를 건다. 일반적으로 왼쪽은 170m지점에서, 오른쪽은 200m 지점부터 홀이 휘어지므로 평소 자신이 200m를 날릴수 있는 클럽으로 티샷을 한다. 처음부터 티샷을 홀에 가깝게 붙일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 그린뒤쪽이 높은 오르막 그린공략
△보기플레이어〓별생각없이 홀까지의 거리만 계산하고 평소 그 거리에서 사용하던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한다. 그런데 샷이 길어 그린뒤쪽에 떨어지면 내리막 어프로치 또는 퍼팅에 봉착하게 된다. 보기플레이가 내리막 쇼트게임을 2타 이내로 끝내기란 쉽지 않을 일. 잘해야 보기다.
▲싱글핸디캐퍼〓‘최악의 경우 온그린이 안될지언정 평소보다 짧게 친다’고 결심한다. 내리막 어프로치나 퍼팅은 피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만약 2온에 실패해도 오르막공략은 마음도 편하고 성공확률도 높다. 한편 스윙도 100%가 아닌 80%의 힘만 사용한다.
설명을 마친 정프로는 김사장에게 마지막으로 한가지를 강조했다.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다음 라운드때는 아예 ‘체면’은 집에 두고 가세요”.
<정리〓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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