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안된 언론사 나머지 17곳 추징액은 공개 안하나

'공넘겨받은 검찰'
신승남(가운데) 김각영(맨오른쪽) 추주호(맨왼쪽)

국세청은 29일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왜 17개 신문사와 방송사를 제외했을까.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23개 중앙언론사를 조사한 뒤 이날 발표에서는 6개사의 추징세액만을 공개했다.

미공개 방송사 및 신문사들도 평균 118억원 가량을 추징 당하는 것으로 국세청 스스로 20일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국세청이 17개 TV방송사와 신문사를 제외한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17개사 추징액 2008억원〓이날 발표에서 제외된 중앙 언론사는 모두 17개사.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문화일보 내일신문 등 일간지 4개와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내외경제 제일경제 파이낸셜뉴스 등 경제지 6개, MBC KBS SBS YTN MBN CBS 등 6개 방송사와 연합뉴스였다.

20일 국세청이 발표한 23개 언론사 전체의 세금 추징액 규모는 5056억원. 고발된 6개사의 총액이 3048억원이므로 이날 발표에서 제외된 17개사의 추징금도 2008억원이란 거액이다. 평균해서 보면 미발표 언론사 1개사에 118억원 꼴이다. 물론 회사 규모와 사정에 따라 세금 추징규모는 천차만별이다.

이와 관련, 언론계의 소식을 전하는 ‘미디어 오늘’은 28일자에서 경제지는 수십억∼수백억원대의 세액추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방송3사는 각각 200억∼4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사는 추징세액을 자발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22일자 사고에서 “국세청의 세금 추징내용이 확정 통보되는 대로 이를 즉시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천명했다. 경향신문 관계자는 “현재는 결정전 통지만 받은 상태로 적부심을 거쳐 7월 10일쯤 확정통보되면 그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매일신보는 29일자 신문을 통해 세금추징 액수를 공개한 바 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현행법상 세금조사 결과는 당사자에게만 통보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러나 관행적으로 검찰에 고발할 경우 그 결과를 공표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논란은 여전히 있다.

언론사별 세금추징 액수 공개를 요구했던 시민단체들도 주요 6개사의 내용이 공개된 이후에는 공개요구 수위를 낮춰 눈길을 끌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이날 미발표 언론사의 추징세금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고발된 사주는 반드시 구속수사하라”며 성명을 냈다. 참여연대 홍일표 간사도 “다른 언론사의 세무조사 결과도 발표돼야 맞겠지만 검찰에 고발된 언론사나 사주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발표된 총액이 탈루액인가〓이날 발표된 6개 언론사의 세금추징액수는 세금포탈 부문과 추징총액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동아일보는 추징세액 827억원 가운데 조세포탈과 관련된 액수는 144억원이다. 조선일보는 864억원 가운데 111억원, 중앙일보는 850억원 가운데 141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세무전문가들은 “세법은 모호하게 규정된 부분이 많아 보통 추징세액보다 실제 내는 액수가 훨씬 적다”며 “특히 추징세액 가운데 조세포탈과 관련된 액수를 뺀 나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세무전문가들은 무가지 배포실태나 무상·할인광고와 관련해서는 “언론사의 관행상 비용으로 인정될 만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일부 신문사에 대해서만 범법사실과 관련이 없는 세금 착오분이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세액까지 확정된 것처럼 발표함으로써 이들 신문사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