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황금사자기]우규민-송은범 MVP 다툼

  • 입력 2001년 6월 29일 18시 26분


스타의 산실인 황금사자기의 전통은 올해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연일 거듭되는 명승부 속에서 숱한 별들이 떠오른 것.

내달 2일 대망의 결승에서 맞붙을 휘문고 우규민(17)과 인천 동산고 송은범(17). 2학년 동갑내기인 이들은 졸업반 선배들을 제치고 팀 내 에이스로 발돋움해 ‘주머니 속의 송곳’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우승기의 향방에 따라 최우수선수의 영예도 이들 가운데 한 명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잠수함 투수’ 우규민은 1회전부터 준결승까지 팀이 치른 4경기에 모두 등판해 평균 자책 3.00으로 3승을 올렸다. 대통령기와 청룡기에 출전조차 못한 휘문고가 이번 대회에서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우규민의 호투가 큰 힘이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칭찬.

송은범의 활약도 눈부셨다. 경기고와 선린인터넷고와의 경기에서 잇따라 완투승을 거둔 것을 포함해 역시 3승을 따냈다. 평균 자책은 2.00에 불과했고 삼진은 29개나 솎아냈다.

우규민과 송은범은 타격에서도 한몫 했다. 우규민은 포철공고와의 준결승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투타에서 이름을 날렸다. 8번 타자로 나선 송은범도 4경기에서 13타수 8안타로 타율 0.615를 기록, 중심 타선 못지않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동산고 톱타자 이재훈(18)도 돋보였다. 3루수 이재훈은 0.471의 타율로 선두 타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타격 수비 주루의 3박자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들었다.

부산공고 왼손 투수 이명우(18)는 1m87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적인 투구로 팀을 37년 만에 전국대회 4강까지 올려놓았다. 아쉽게 4강 문턱에서 주저앉은 포철공고 에이스 유혜정도 초고교급 투수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서울과의 준준결승에서는 12회 연장전을 치르며 무려 184개의 공을 던져 완봉승을 거뒀고 결승 홈런까지 치는 등 기염을 토했다.

대전고 투수 박희수는 경북고와의 2회전에서 대회 1호 완봉승을 신고했고 순천 효천고 김동환은 대회 첫 연타석 홈런을 때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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