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74, 75㎏의 자그마한 체구로 유고 용병 샤샤(성남 일화)처럼 슈팅이 위력적인 것도 아니고 마니치(부산 아이콘스)처럼 발재간이 뛰어난 것도 아니라 관중석에서 보면 스트라이커로서는 도무지 볼품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볼이 운 좋게 그의 발에 걸려 골문 쪽으로 휘어 들어간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그는 정규리그 들어 4경기에서 5골 1도움, 슈팅당 득점률 55.56%의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하며 팀을 중간순위 2위로 끌어올렸다. 이 기세대로라면 팀 성적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 K리그 득점왕 등극을 충분히 바라볼 만하다.
파울링뇨가 이처럼 ‘허허실실’ 무서운 득점력을 자랑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소속팀 김정남 감독은 “파울링뇨는 머리로 골을 넣는다”고 단적으로 말한다. 몸이 특별히 빠른 것은 아니지만 볼과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몇 수 앞까지 예측해 정확한 위치에서 정확하게 골을 기록한다는 것. 파울링뇨가 ‘주워먹듯이’ 골을 쉽게 기록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능력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파울링뇨의 득점 스타일은 상대의 허점을 한치도 놓치지 않는 지능적인 위치 선정으로 골을 기록하는 브라질 축구 영웅 호마리우(35·바스코다가마)와 판박이다. 공교롭게도 1m69로 ‘오 바이징요(키작은 사람)’라는 별명이 붙은 호마리우와 체격조건까지 비슷하다. 올 초 이적료 65만달러(약 7억8000만원), 연봉 6만5000달러(약 7800만원)에 한국행 비행기를 탄 파울링뇨는 96년 브라질 주니어리그인 ‘산타카타리나주 리그’ 13경기에서 25득점을 올리며 득점왕을 차지했던 골잡이 출신이다.
새로운 득점 스타일을 앞세운 파울링뇨의 등장은 최근 몇 년 새 유고 등 동유럽 용병의 잔치판이었던 한국 프로축구 무대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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