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관요박물관 문열어…백자 명맥살리기 보금자리

  • 입력 2001년 6월 29일 18시 45분


‘조선백자가 부활을 꿈꾼다.’

28일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 문화특구 내 세계도자기엑스포 2001 행사장. 3만여 인파가 몰린 가운데 이 행사장의 주 시설물인 ‘조선관요(朝鮮官窯)박물관’의 준공식이 열렸다. 유명연예인들이 참석하는 ‘세계도자기 엑스포 한마음 축제’도 함께 개최됐다.

일반 행사와 다를 바 없었지만 이 광경을 지켜보는 도예인들과 광주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는 소중한 행사였다. 조선 백자에 대한 본격적인 자료수집과 연구에 대한 토대가 마련된 것.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이 박물관의 이름을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관요’와 ‘백자’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도자기 전문가인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의 자문을 얻어 국가에서 관청(사옹원 분원)까지 설치해 도자기를 구운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는 점을 대내외에 부각시키기 위해 결국 ‘관요’가 채택됐다.

이런 열의와 뜻이 모아지면서 각계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광주시도 맥이 끊긴 관요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광주시는 이미 분원일대 가마터에서 백자 파편 3가마 분량을 모아 엑스포 기간 중 이 박물관에서 특별 전시할 예정이다.

김종민 도자기엑스포 조직위원장은 “파편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일본에서는 파편을 정밀가공해서 하나에 50만엔씩에 팔기도 합니다. 우리 전통 도자기는 파편만으로도 이 정도 가치가 나가는 소중한 보물”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다음달부터 이화여대 박물관과 함께 분원일대 1500평의 도요지를 발굴할 계획이다. 광주지역 도예인 60여명도 자부심을 갖고 ‘조선시대 최고의 왕실도자기’를 재현하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날 준공된 박물관은 높이 12m, 지름 21m의 돔 형식으로 연면적 1006평의 지상 2층 건물. 1층 기획전시실과 2층 6개의 전시실 등 총 8개를 갖추고 있다. 이번 도자기엑스포 기간 ‘한국현대도자전’과 ‘국제도자협의회(IAC)’ ‘동북자도자교류전’ ‘한국전승도자전’이 열린다.

김 위원장은 “이제 1920년대 중반 백자제조의 명맥이 끊긴 지 80년이 지난 지금 본격적인 부활을 꿈꾸게 된 셈”이라며 “자랑스러운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도예인들의 헌신과 열정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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