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복슬복슬하고 귀여운 아기늑대 삼형제가 살았단다.
“에이 틀렸잖아! 아기돼지 삼형제겠지!”
아냐, 잠깐잠깐. 그림을 봐. 귀여운 아기늑대 삼형제가 틀림없다니까….
어느날 엄마가 삼형제를 부르더니 당부했겠지. “얘들아. 이제 너희도 바깥 세상으로 나갈 때가 되었구나. 너희 손으로 집을 지으렴. 하지만 덩치 크고 못된 ‘돼지’를 꼭 조심해야 한다.”
뭐라구? 돼지는 착하고 늑대는 못돼야 하는데 어떻게 된 거냐구? 하지만 생각해 봐. 왜 늑대는 꼭 못돼야 하니? 엄마 아빠가 늑대인게 자기 죄인가 뭐? 어쨌든 계속 읽어보자꾸나.
세 아기늑대는 집을 지었어요. 벽돌로 말야. 왜 처음부터 벽돌로 짓냐구? 얘, 덩치 크고 못된 돼지가 한번 숨을 후 부는 걸로 끝낼 줄 아니? 쇠망치를 들고 와서 집을 부셔버렸지 않겠니.
그래서 늑대들은 뭘로 집을 다시 지었을까? 시멘트, 그래 맞아. 하지만 돼지가 길바닥에 구멍 뚫는 기계를 가져왔네! 아예 두꺼운 철판으로 집을 지을까? 하지만 다음번에는 돼지가 다이너마이트를 가져올 걸. 이제 어쩌면 좋아?
뭐라구? 책 마지막 장에 돼지가 늑대들과 사이좋게 꿀차를 마시고 있는 그림이 실린 걸 먼저 펼쳐보고 말았다구? 그렇다면 더 궁금하지? 어떻게 돼지와 늑대가 친구가 됐는지!
이 책이 가르쳐주는 건 뭘까? 친구를 겉모습만 보고 사귀지 말라고? 그래 좋아. 무서운 것 같지만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도 있다고? 네에, 90점 드리겠습니다. 세상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고? 바람보다 햇볕이 웃옷을 벗긴다고? 얘,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니? 유아용.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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