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 수출부진으로 국내증시 8월말까지 조정예상

  • 입력 2001년 7월 2일 08시 16분


국내경기 회복시점이 당초 전망보다 3개월이나 6개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컴퓨터 등 IT산업의 수출부진으로 2/4분기 바닥권에 도달한 후 3/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란 기존 전망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오히려 3/4분기까지 성장둔화가 계속되다가 4/4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경우 주가의 선행성을 감안할 때 국내증시는 9월 이후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7월과 8월은 박스권(550포인트∼630포인트)에 머물 것이란 게 대다수 시장전문가들의 견해다.

전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6월중 수출입실적'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6월 수출액은 132억달러로 지난해 6월에 비해 13.4% 감소했다. 1999년 2월(-16.8%)이후 2년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올해들어 연속 4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우려했던대로 반도체(-48%) 컴퓨터(-30%)의 수출감소가 마이너스 성장을 가져왔다.

특히 당분간 IT산업의 수출이 호전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3개월후 국내 IT산업의 대미수출을 알리는 미국 IT업체의 신규주문량이 5월에도 대폭 감소했다. 즉 지난 5월중 한국 대만 아시아국가에 대한 미국 IT업계의 컴퓨터 전자제품 주문량이 전년동월대비 35.5% 감소했다.

즉 5월중 한국 대만 아시아국가에 대한 미국 IT업계의 컴퓨터 전자제품 주문량이 전년동월대비 35.5% 감소했다. 이것은 3/4분기 아시아국가의 IT수출이 35%가량 줄어든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IT산업의 비중을 감안할 때 총수출은 15%∼20%정도 감소를 의미한다.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지난달 29일 CSFB증권은 한국의 수출이 3/4분기까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증권도 지난달 29일 한국경제가 올 연말까지 회복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최근 기업실사지수와 소비자기대지수의 상승, 실업률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IT산업의 수출부진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들 증권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수출부진의 여파로 생산감소와 재고증가 등 경기침체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지난해 5월에 비해서는 2.3% 성장했으나 올 4월과 비교하면 0.1% 감소했다. 2개월째 연속해서 '전월대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컴퓨터 등의 수출부진으로 국내생산활동이 4월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년동월대비 18.7% 증가하면서 올해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과 비교해도 2.1% 늘어났다.

6월수출도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6월중 산업활동동향'도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ABN-AMRO증권은 2/4분기 경제성장률을 2.6%로 추정한다. 1/4분기 3.7%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서 7월 1일 현대증권은 2/4분기 경기바닥권에 도달한후 3/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기존 전망치를 수정했다. 대신 3/4분기까지 경기침체가 지속되다가 4/4분기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발표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오는 5일(목요일) 콜금리를 현행 5%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하더라도 경기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콜금리 인하가 IT산업의 수출증가에 기여할 부문이 적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실물경제의 부진을 반영하듯 국내증시도 8월말까지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게 대다수 시장전문가들의 전망이다. 4/4분기 실물경기가 점진적이지만 회복세를 보일 경우 9월부터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주장한다.

경기회복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연말쯤 700포인트대∼8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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