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거래소에서 SK텔레콤은 5% 가까이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한국통신도 2.88%나 올랐다. 코스닥시장의 KTF는 3.46%, LG텔레콤은 6.08%, 하나로통신은 2.94% 각각 상승했다.
외국인은 SK텔레콤 4만6875주, 한국통신 26만3960주, KTF 7만4000주를 각각 사들였다.
우선 SK텔레콤이 크게 오른 것은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가 당장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의 주가부양책이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그동안 NTT도코모와의 제휴협상에 대비해 적극적인 주가 부양의지를 보여 왔다. 자사주 추가매입, NTT도코모와의 7월중 전략적 제휴 협의 발표, SK신세기통신과의 합병 발표 등이 그것이다.
이날 강세는 오는 5일에 있을 컨퍼런스콜에서 보다 강력한 주가부양책이 발표되리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의 매수 욕구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컨퍼런스콜이란 통신서비스업체들이 실시간 전화상으로 실시하는 투자설명회(IR)를 말한다.
한국통신은 지난주 해외 DR발행 성공으로 민영화 첫 단추가 잘 꿰졌다는 시장의 평가에 따라 주가가 상승했다. MS사와 전략적 제휴에 대해 회사에서 일단 부인은 했지만 외국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매수세를 부추겼다. 외국인이 26만3900주나 사들인 것을 보면 외국인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가통신주인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상승한 이유는 다음날 정부의 한통 DR 발행 결과 발표 자리에서 동기식 IMT-2000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제시가 있을 거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가 그동안 약세였던 것은 동기식 사업과 관련한 의견조율에 있어서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입장 차이로 반목해왔던 두 업체는 합의를 통해 곧 가시화된 사업 윤곽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남용 LG텔레콤 사장과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이 지난달 말 만나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 구성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양사가 별도로 추진했던 컨소시엄을 합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LG텔레콤의 경우는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실적호전이 계속 돼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다른 통신주에 비해 현저히 낮은 주가가 부각될 것이라는 점도 이날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해외DR을 발행해 놨기 때문에 실적전망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2/4분기 실적도 상당히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다음달 초 실적 발표를 계기로 한차례 주가 상승이 더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통신주들의 이날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충분히 추가상승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철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통신주와 관련한 주변 상황이 완전히 반전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동안 낙폭이 워낙 커 언제 상승할지 기회만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가매수를 해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양영권<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