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는 최근호에서 “미국에서 매일 1만여명이 새로 50세가 된다”면서 베이비 붐 세대의 현재를 집중조명했다. 이들은 교육을 많이 받아 90% 이상이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4분의 1 가량이 평균 10만달러의 연봉을 받아 재산도 많다. ‘이전 어떤 세대보다 독립적이고 활동적이며 은퇴를 준비한 세대’라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은퇴자들의 새로운 화두는 문화〓리 바우만(60)과 부인 로베르타 바우만(59)은 10년 전부터 은퇴 후 살 곳을 물색해오다 최근 오리건주의 애슐랜드로 이주했다. 기후가 따뜻해 노인들에게 좋은 것은 물론 인구 2만명인 마을에 공연장(5개) 박물관(2개) 미술관(17개) 대학교(서던오리건대)까지 있는 등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충분하기 때문. 은퇴생활정보센터 대표 톰 웨츨은 “베이비붐 세대들은 적극적으로 문화를 즐기며 살아왔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풍부한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는 지역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해외로 간다’〓많은 은퇴자들이 저렴한 집값과 세금, 이국적인 환경 등을 이유로 외국으로 떠난다. 미시간주가 고향인 헬렌 칸은 은퇴 후 멕시코의 작고 고풍스러운 마을인 산미겔데알렌데로 이주했다. 칸씨는 특히 아파트 월세와 전기료 등이 저렴해 크게 만족하고 있다.
미국 은퇴자협회는 살기 좋고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 에콰도르의 키토, 파나마의 파나마시티, 크로아티아의 달마시안코스트, 도미니카 공화국의 산토도밍고, 스코틀랜드의 셰틀랜드아일랜드를 추천한다.
▽자원봉사활동으로 제2의 삶〓워런 신세이머(74)는 은퇴 후 뉴욕 맨해튼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법률 자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빌 슈워츠(70)는 동료 의사들과 무료 진료 병원 2곳을 개원했다. 지역사회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체트 사피엔(67)은 “경험 지식 인맥 등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봉사활동을 인생의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봉사 연구단체인 ‘인디펜던트 섹터’의 99년 조사결과 55세 이상 노인들의 절반 가량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1주일에 5시간 이상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노인이 18%나 된다. ‘무료로 집 지어주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76)이 99년 한 설문조사에서 은퇴자들이 닮고 싶은 인물 1위로 뽑힌 것은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노인 전용 체육관 증가〓페그 엔티(60)는 펜실베이니아주 엘킨스파크의 한 노인체육관을 자주 찾는다. 이곳에는 간호사 운동생리학자 의사들이 상주할 뿐만 아니라 첨단 의학장비까지 갖춰져 있다. 엔티씨는 “운동 중 문제가 생겨도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심된다”고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70년 4개에 불과했던 노인전용 체육관 및 헬스클럽은 현재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는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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