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는 미 법무부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다 최근 미국의 경기부진으로 인수 후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들 것으로 판단돼 US에어웨이스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이 1일 보도했다.
미국 아메리칸항공과 함께 세계 최대 항공사 자리를 다투는 유나이티드항공이 지난해 5월 US에어웨이스 인수 결정을 발표하자 미국은 물론 전세계 항공업계는 일제히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섰다.
유나이티드의 US에어웨이스 인수가 무산될 경우 아메리칸 항공의 트랜스월드항공(TWA) 인수 작업과 델타항공과 콘티넨털항공의 합병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최대 항공사 탄생 무산〓유나이티드가 미국 6대 항공사 중 하나인 US에어웨이스를 인수할 경우 임직원 14만명에다 항공기 보유대수가 1000대를 넘는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도 30%에 육박해 20% 안팎의 아메리칸항공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세계 최대 항공사의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의 US에어웨이스 인수 결정 발표 직후부터 미 소비자 단체 등은 “항공사간의 경쟁이 약화돼 요금과 서비스 면에서 소비자 권익이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합병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미 법무부도 항공업계의 독과점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인수 반대 의사를 표시해왔다.
유나이티드는 결국 43억달러 규모의 US에어웨이스 인수협약을 백지화시키기 위한 협의를 8월1일 이전에 시작하자는 의사를 지난달 29일 US에어웨이스에 통보했다고 미국 언론이 유나이티드의 한 임원을 인용, 보도했다. 작년 5월에 체결한 인수협약에 따르면 유나이티드는 5000만달러의 위약금을 물고 인수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세계 항공업계에 미칠 여파〓유나이티드의 US에어웨이스 인수에 맞서 1월 TWA 인수를 발표한 아메리칸 항공의 횡보가 관심사다. 아메리칸항공은 현재 미국 파산법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아메리칸항공은 적자에 허덕이던 TWA를 인수함으로써 유나이티드와의 미 항공업계 2강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가 US에어웨이스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아메리칸항공도 TWA 인수 여부를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또 2월부터 협상을 진행해온 델타항공과 콘티넨털항공의 합병 협상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