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리그부터 용병자유계약제가 처음 시행된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간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정보력과 선수 변별력 등에서 앞서 쓸만한 용병을 선발한 구단은 시즌 시작 뒤 희희낙락하고 있는 반면 일부 구단은 1라운드를 마치기도 전에 용병 교체를 검토중인 상황이다.
용병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대표적인 구단은 현대 하이페리온과 한빛은행 한새. 현대는 전주원이란 걸출한 야전사령관을 보유하고도 골밑 약점으로 그동안 번번이 정상정복에 실패했다. 그러나 올시즌은 프랑스 프로리그 출신의 센터 샌포드(미국·1m95)를 영입한 뒤 포지션에 균형을 이뤘다. 샌포드는 지난달 30일 삼성생명전에서 1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흑인 특유의 탄력과 엄청난 힘으로 골밑을 장악하며 현대의 최근 2연승을 이끌었다.
한빛은행도 미국여자프로농구 출신으로 힘과 탄력이 좋은 카트리나(미국)와 내외곽 공격이 뛰어난 폴란드대표 출신 조안나를 영입한 뒤 3승 고지에 오르며 다른 팀을 압도하고 있다. 신세계 쿨켓도 라트비아 출신의 센터 안다를 영입한 뒤 정선민을 외곽공격으로 돌리는 여유를 갖는 등 3연승으로 1위를 질주중이다.
이들에 비해 삼성생명은 아직 용병덕을 보지 못하는 경우. 정은순-김계령 등 토종 센터진이 막강한 삼성생명은 두 명의 용병을 모두 포워드로 뽑았으나 토종 센터들이 용병들에 비해 힘과 높이에서 큰 차이를 드러내는 바람에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또 다른 팀에 비해 1명이 많은 3명의 용병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생명도 토종선수들의 전력이 워낙 처지는데다 상대 팀의 빼어난 용병들 때문에 쓸만한 용병을 뽑고도 3연패를 당한 경우.
한편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은 플레이오프전까지는 용병을 교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