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국내금융도 지금 혁명중-7]'저축성'대신 '보장성' 주력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41분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한선태씨(36)는 최근 딸 2명의 교육보험과 암보험등 6개 보험중 3개를 해약하고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매월 보험료는 27만원으로 변동이 없지만 유사시 보장금액은 6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중도해약하면 원금도 못받는 등 불이익이 있지만 불의의 사고에 대한 보장금액을 늘리기 위해 선택한 것입니다.”

▼글 싣는 순서▼
1. 대출세일 시대
2. 쏟아지는 신상품
3. 신용 카드 서비스
4. 인터 넷 빌링
5. 인터 넷 뱅킹
6. 바뀌는 투자열풍
7. 바뀌는 보험시장 판도
8. 프라이빗 뱅킹 확산
9. 투자은행업 등장
10. 글로벌체제 편입

보험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종신보험이 도입되기 전에 대부분의 국내 생보상품들은 보험료의 60∼70%는 ‘저축성’으로 운용했다. 사고를 당하지 않아도 불입한 보험료 정도는 받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요구 때문. 그러다보니 ‘보장성’은 30∼40% 밖에 되지 않아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보장기능이 매우 취약했다. 보장성이 떨어지는 보험상품이 잘 팔리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사고가 나지 않으면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는 자동차보험처럼 종신보험은 불입보험료의 대부분을 보장성으로 운용한다. 사고가 있을 경우 남은 가족들이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한 것. ‘위험보장이 돼야 제대로 된 보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1,2년사이에 보험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고객의 발길이 종신보험에 몰리자 생보사들도 종신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후발 중소형보험사는 신규판매의 50%이상, 대형사는 30%가량이 종신보험이다. 그러나 종신보험료가 전체 생보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2.3%에 불과하다. 일본(30%)이나 미국(80%) 수준에 이르려면 아직도 잠재력이 많다.

7월9일부터는 자산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때 액수가 변하는 ‘변액보험’도 도입됐다. 보험료가 기존 종신보험보다 약20% 비싸고 투자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보험금이 다르나 운용실적이 좋을 경우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8월부터 보험사별로 자동차보험료도 완전히 자유화된다. 보험료가 싸다는 것만으로 보험사를 선택하면 사고났을 때 서비스도 못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교보생명은 디렉츠자동차보험에 지분 38%(76억원)를 투자했다. 이 보험사는 인터넷이나 전화등을 통해 자동차보험만을 판매하는 ‘단종(單種)보험사’.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업무영역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보험업계는 여러 가지 문제도 있다. 가장 큰 것이 역마진. 2000년말 현재 생보사 예정이율 평균은 연7.8%나 된다. 반면 총자산운용수익률은 4.7%에 불과하다(삼성금융경제연구소 김형기 박사). 그만큼 적자라는 얘기. 김박사는 “일본 생보사들이 잇따라 도산하는 것은 역마진 때문”이라며 “단종보험회사로 전환하는 등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험상품을 파는 라이프플래너의 80%가량이 1년안에 소속 보험회사를 떠나는 것도 문제. “보험산업이 발전하려면 평생 1대1 재무상담이 이뤄져야 하는데 담당라이프플래너가 자주 바뀌면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메트라이프 이호영 상무)이다.

▼종신보험은 빨리 들수록 이익▼

종신보험은 월 보험료가 10만원 이상이고 만기도 대부분 10년이상이다. 보장금액에만 신경써 무리하게 가입하면 중도해약할 가능성이 많다. 자신의 경제능력과 보장내용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설계사들이 제시하는 종신보험 가입요령을 소개한다.

첫째, 가능한 일찍 들어라. 삼성생명에 20년간 보험료를 내고 1억원을 보장받을 경우 월보험료는 30세(남자)일 때 10만3000원이지만 40세는 17만원이나 된다. 매월 6만7000원이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둘째, 보험료는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들은 월소득의 7∼8%가 적정수준이라고 제시한다. 상당수는 12%이상을 내고 있어 부담을 느끼는 실정. 셋째, 보장금액에는 평생 필요자금을 모두 포함시켜라. 자녀 교육 및 결혼과 노후생활자금등을 모두 감안하라. 나중에 추가하려면 보험료가 비싸진다. 넷째, 생명보험회사의 경영상태를 살펴라. 올부터 예금이나 보험금은 5000만원까지만 보장된다. 자신이 가입한 생보사가 중도에 경영위기에 몰릴 경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다섯째, 적어도 3개 이상의 보험사에서 설계를 받아본 뒤 유리한 것을 선택하라. 보험회사의 종신보험료는 모두 제각각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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