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우즈-이승엽 홈런왕 맞수 여름결전 후끈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41분


“승엽아, 떨고 있니?”

또 만났다. 삼성의 ‘빅라이언’ 이승엽(25)과 두산의 ‘흑곰’ 타이론 우즈(32).

물론 이들이 맞붙게 된 격전지는 홈런부문. 이승엽은 3일 현재 23홈런으로 1위, 우즈는 19홈런으로 공동 2위. 둘의 차이는 4개지만 최근 3경기 연속 홈런 등 방망이가 한껏 달아오른 우즈의 기세가 만만찮다.

팬들에게 이들의 대결은 낯설지 않다. 98년엔 우즈가 42홈런으로 38홈런의 이승엽을 제치고 홈런킹에 올랐고 99년엔 이승엽(54개)이 우즈(34개)를 압도했다. 올해가 홈런 대결 ‘3라운드’인 셈.

시즌 초반엔 이승엽이 달려나갔다. 이승엽은 4월 6개, 5월 7개, 6월 9개 등 꾸준한 페이스를 보이며 홈런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즈는 오른쪽 장딴지부상으로 경기에 빠지는 경우가 잦았다. 4월과 5월 4개씩, 두달 동안 8홈런을 친 게 고작.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6월부터는 사정이 달랐다. 한달간 10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빠르게 타격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28일 사직 롯데와의 연속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날린 뒤 4일 마산 롯데전에서도 1점아치로 3경기 연속홈런.

올 시즌 초부터 길렀던 머리를 지난달 말 빡빡 밀며 분위기를 바꾼 우즈는 “아픈 곳도 다 나았고 이제 100% 컨디션을 만들었다”며 잔뜩 신이 나 있다.

98년부터 라이벌이 된 둘의 인연은 각별하다. 당시 홈런왕 타이틀을 빼앗긴 이승엽은 “외국인 타자에게 타이틀을 내준 게 너무 분하다”고 속상해했다.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지나친 나머지 우즈의 꿈을 꿀 정도였다고.

하지만 사석에서 만나는 기회가 잦아진 뒤부터는 일곱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한다. 둘 다 포지션이 1루수라 지금도 경기 중 1루쪽에서 야수와 주자로 만나면 잡담을 나누느라 정신이 없다.

서로 최고타자라고 추켜세우는 사이지만 내심 “홈런왕은 내 것”이라고 자부하는 이승엽과 우즈. 1승1패를 기록중인 둘의 올 시즌 ‘3라운드’ 맞대결은 팬들에겐 커다란 흥밋거리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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