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학기술부 김영환 장관 인터뷰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47분


승용차에서 인터넷을 쓰는 김영환 장관
승용차에서 인터넷을 쓰는 김영환 장관
노동운동가, 시인, 치과의사, 국회의원에서 장관으로 변신한 김영환 과기부 장관이 3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 그에게는 ‘달리는 장관’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는 그동안 대덕연구단지를 열 번이나 갔다. 김 장관의 승용차는 두 명의 기사가 교대로 운전한다. 이번 주에는 국무위원 가운데 처음으로 차량에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차에서 결재하고 과기부 직원들에게 이메일도 쓰고 있다.

-최근 도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정말 출마 의지가 있나 확실히 밝혀달라?

〓과기부 장관 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얘기다. 임창열 지사가 현재 민주당 소속이 아니라서, 거론이 되는가 본데 나는 전혀 그런 생각해 본적이 없다. 지금은 신기술의 출현과 융합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과기부 장관이 한눈을 팔면 나라가 잘못된다는 각오로 장관직에만 전념하고 있다.

-생명윤리자문위가 만든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에 대해 지나치게 규제 일변도라며 과학기술계와 정치권이 반대하고 있다. 과기부의 입장은?

“시안을 놓고 국민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본다. 분명한 것은 인간복제는 철저히 금지시키고, 동시에 생명공학을 육성하는 것이다. 인간 복제의 가능성이 적다면 1∼2년 정도 시간 여유를 갖고 세계적 입법 및 기술 동향을 유심히 살펴본 뒤 결정할 필요가 있다. 초읽기에 몰려 당장 9월 달에 법안을 제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100일 동안의 성과는 무엇인가?

〓북스타트 운동 등 과학 대중화, 정부출연연구소 사기 진작 방안, 기초과학 및 기초의학의 육성 필요성, 여성과학인력 할당제, 영재교육의 활성화 등 기본적 정책 방향에 대해 많은 과학기술자들과 만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는 정책을 구체화하겠다.

-새로이 구상 중인 것을 밝혀달라?

“과학기술부 역량의 3분의 2 가량을 향후 5∼10년 동안의 기술예측지도와 국가 과학기술 중기 마스터플랜을 짜는데 쓰겠다. 과학기술의 장단기계획은 있지만, 중기계획은 없는 실정이다. 중기계획은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의 융합, 신기술과 전통기술의 융합 추세를 분석해 우리가 이 격변기에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또한 에너지와 수자원 문제가 매우 시급한 만큼 과학기술계의 광범위한 토론을 유도하고 이를 조직해 심도 있는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한가지 결심한 것은 출연연구소를 또다시 뒤흔드는 급격한 변화나 통폐합은 시도하지 않겠다는 점이다. 출연연구소가 5% 이내 범위에서 예산을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벤처기업도 연구기금을 출연연구소에 출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선 내년부터 수십∼수백억원 정도 규모로 해보고 점차 액수를 늘려갈 생각이다.”

-사이언스북스타트 운동을 시작하는 등 과학대중화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벤트 위주라는 비판의 소리와 함께 좀더 과학대중화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내년부터 과학대중화를 위한 예산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또 연구프로젝트를 평가할 때도 과학기술자들이 얼마나 과학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는지도 반영할 생각이다. 언론기관의 과학프로그램 제작도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

관 주도의 운동만으로는 과학 대중화가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과학사랑 나라사랑’이란 민간단체를 만들어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도록 한 것이다. 7∼8월에는 대덕연구단지에서 수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별빛축제를 열고 출연연구소 노동조합에도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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