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반딧불이 비밀은 산화질소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53분


초여름 밤하늘을 어지럽게 수놓는 반딧불이의 비밀이 밝혀졌다.

미국 터프츠대학과 브리검 여성병원 공동연구팀은 짝을 찾는 반딧불이가 다양한 빛을 낼 수 있는 것은 전등 스위치 역할을 하는 산화질소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 6월 28일자에 발표했다.

반딧불이는 빛을 내는 주기와 강도를 서로 달리해 같은 종의 짝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파리나 박테리아에서도 빛을 내는 종이 발견되지만 반딧불이처럼 아주 짧은 시간 간격으로 강한 빛을 내지는 못한다.

공동 연구팀을 이끈 터프츠대학 신경생물학자 배리 트리먼 교수는 “반딧불이의 이런 능력에 대한 단서는 발광체와 맞붙어 있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소비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기관이다. 반딧불이의 발광체에 들어 있는 루시페린 역시 산소와 반응해 빛을 내는 물질이지만 평소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독점해 빛을 내지 못한다.

산화질소는 바로 두 기관의 산소 소비를 조절함으로써 결국 반딧불의 전원 스위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 발광체 바로 옆에 있는 효소에서 산화질소가 만들어지면 미토콘드리아는 활동을 중단하게 되고 남은 산소가 발광체 안의 루시페린에 공급되면서 반딧불이가 빛을 내게 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이런 일련의 과정은 1000분의 1초만에 이뤄지기 때문에 반딧불이가 다양한 발광 신호를 낼 수 있다.

연구팀은 “뇌에서 발생한 신경신호에 따라 산화질소가 인체 내에서 피의 흐름 및 뇌의 학습과 기억과정을 조절하는 것처럼 반딧불이에서도 뇌의 신경신호를 발광체에 전달하는 데 산화질소가 이용되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