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처음으로 지난 6월 순매수를 기록했던 투신권은 국민연금의 증시 투입으로 매수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또한 늦어도 4/4분기 국내경기가 바닥권에서 벗어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금융기관이 주식투자 비중 확대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모두 증시수급 개선을 알리는 반가운 소식들이다.
전일 3500억원의 국민연금이 증시에 투입됐다.
6000억원중 1차분이 투신권에 배분된 것이다. 나머지도 조만간 추가 배분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투입으로 6월이후 순매수를 보이고 있던 투신권의 매수여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투신권은 6월중 거래소에서 3,400억원을 순매수했다.
다시 매물로 나올 프로그램 매수(2700억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신규자금 유입에 따른 매수(700억원)도 한몫했다.
지난 한달간(6월 4일∼7월 3일) 주식형 간접상품(주식형+혼합형)으로 1450억원이 신규 유입되면서 투신권이 7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할 수 있었다.
특히 주식형 수익증권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투입 없이도 개인과 국내기관의 자금만으로 지난달 2140억원이 늘어났다. 지난해말(4조 616억원)과 비교하면 880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김현욱 미래에셋증권 시황분석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투입이 없이도 지난 6월 주식형 간접상품은 1450억원이 신규유입됐다"며 "환매가 일단락됐고 향후 증시상승을 낙관하는 자금들이 소액이지만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7월에도 투신권은 순매수를 기록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순매수를 통해 투신권이 '주가상승의 발목을 붙잡는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국내금융기관도 하반기 경기회복을 전제로 주식투자비중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내금융기관의 총자산은 1810조 1400억원. 이중 61%가 국고채와 회사채 등 채권에 집중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기가 위축된 지난해 2/4분기이후 채권 투자비중은 1.6%포인트 늘어났다.
반대로 주식투자비중은 4.1%에 불과하다. 외국계 금융기관에 비해 주식투자비중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채권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뿐만 아니라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지표금리의 상승이 예상돼 채권투자의 메리트가 줄어들 것이다"며 "경기회복신호가 나타나면 국내 금융기관들이 채권비중을 줄이고 주식비중을 확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내금융기관은 투신권을 통하거나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식비중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이들이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설 경우 국내증시는 외국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을 물론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증권도 국내증시의 상승 여부는 외국인이 아니라 국내기관투자가들의 매수강도에 달려있다고 김팀장의 주장에 동의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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