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한미銀 영입 인사 '노사갈등' 불거져

  • 입력 2001년 7월 5일 18시 35분


한미은행의 파격 인사가 노사(勞使)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대주주인 칼라일이 행장을 교체했고 지난달엔 3명의 임원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후속 인사로 팀장급마저 스카우트할 것으로 알려지자 직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

한미은행 노동조합 최영조 위원장은 5일 “인사권이 행장의 고유권한이라면 공정인사를 요구할 수 있는 것도 노조의 권한”이라며 “향후 외부영입시 노조와 사전합의하겠다는 각서를 받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하영구 행장과 두 차례의 면담에서 “향후 외부 인사의 영입 때는 노조와 사전합의하겠다는 것을 문서화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2일부터 본사 로비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면서 외부영입 임원에 대해서도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또 4일부터는 ‘행장의 파행경영 저지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으며 6일엔 수도권 지역의 조합원이 본점에 모여 집회를 열고 하 행장의 퇴근을 저지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갈 예정. 4일부터 시작한 서명운동엔 5일 현재 150개 지점 1800여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호응이 높은 것으로 노조는 평가하고 있다.

하 행장은 이에 대해 “앞으로도 업무취약 부문에 대해서는 외부영입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팀장급의 추가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하 행장은 또 외부에서 영입하기 전 노조와 협의할 수 있다는 선까지 물러섰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하 행장이 취임할 당시 ‘임원을 영입할 때는 노조와 사전협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사후통보에 그쳤다”며 “이제는 사전합의를 문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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