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의 WTO 가입 협상단 수석대표인 룽융투(龍永圖) 국무원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차관)의 말을 인용해 “제네바에서 열린 제16차 실무회의는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서도 건설적인 협상이 이뤄져 중대 돌파를 이뤄냈다”며 “중국의 WTO 가입에 대한 결정적 성격의 회의였다”고 제네바발로 4일 타전했다.
대외무역경제합작부도 4일 베이징(北京)에서 발표한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는 그동안 미타결 된 주요 문제에 대해 전면적인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평가하면서 “사실상 협상은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중국 대표단은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WTO 본부에서 중국 가입을 위한 제16차 실무회의를 가졌다.
중국 통상전문가들은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농업보조금 상한선을 8.5%로 적용키로 하는 등 개도국에 가까운 지위를 얻어냈다는 점 등에서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가입을 서두른 나머지 미해결 쟁점사항에 관해 너무 많이 양보했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협상의 타결에 따라 중국은 9월 중순 가입관련 보고서 및 의정서를 제출하고 11월 9∼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에서 이 문건이 통과되면 95년 출범한 WTO의 142번째 회원국이 된다.
중국은 WTO의 전신인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가입하려 한 지 15년 만에 국제 통상 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하는 셈이다. 인구 13억명, 교역량 세계 9위, 실질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7위의 경제 대국, 중국의 WTO 가입은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미국과의 양자간 협상이 1999년 말 타결되면서 지난해 중 가입이 전망됐다. 그러나 미국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40개국과의 양자 협상 결과가 예상외로 난항을 겪으며 올해도 그냥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농산물 보조금 폭과 서비스, 금융부문의 개방 폭이 논란이 됐다.
아직 몇 가지 문제는 남아 있다. 보험시장의 개방 폭에 관한 의견조정과 양자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은 멕시코와 의견 조율이다. 멕시코는 중국의 WTO 가입으로 중국산 공업제품이 쏟아져 들어올 것을 우려해 자국 시장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중국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WTO 가입은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되기 때문에 중국은 양자 협상 마지막 상대국인 멕시코와의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
다음은 중국이 WTO 가입 조건으로 합의한 주요 내용.
▼농업
-수출보조금 지급 금지
-국내 농업보조금을 농업부문 총생산액의 8.5%까지 인정(선진국은 5%, 한국 등 개도국은 10%까지 허용하고 있음)
▼서비스
-합작투자대상을 기업이 자유롭게 선정하도록 허용
▼무역업권
-중국 내 등록법인은 물론 외국의 법인과 개인에게도 3년 내 완전개방
▼무역에 관한 기술장벽 관련
-국산품과 수입품으로 이원화된 수입검사제도를 가입 후 18개월 내 폐지
-적합성 판정시 국내외산 간 차별을 없앰. 신청자가 시험검사기관 선택.
▼반덤핑
-중국이 시장경제체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3국 가격을 비교가격으로 삼을 때 요건과 방법을 사전에 공표
▼수입 수량 규제(쿼터관리) -폐지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