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 diary]"싱싱한 게는 분실 주의해야"

  • 입력 2001년 7월 5일 18시 35분


최근 차이나타운을 거닐다가 ‘싱싱한 게(crab) 할인 판매’라는 광고를 보고 한 상점에 들어갔다. 한눈에 보아도 싸고 싱싱한 것이어서 나는 두말 하지 않고 12마리를 사서 비닐봉투에 들고 나왔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종아리에 뭔가 닿는 것 같아 보니 게들이 봉지를 뚫고 다리를 뻗어 꾸물거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아차 싶어 택시운전사에게 서둘러 가자고 재촉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아무리 세어보아도 게는 11마리밖에 없었다. 택시에서 한 마리가 기어나간 게 분명했다. 나는 지금도 그날 승객이나 택시기사가 게를 발견하고는 어떤 표정이었을까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지갑에 돈도 없던데…사례라니요"▼

직장에서 돌아와 외출복을 벗다보니 지갑이 없어졌다. 지갑 안에 돈은 없었지만 크레디트 카드, 신분 증명서 등이 잔뜩 들어 있었다. 황당해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버스 안에서 지갑을 주웠으니 찾아가라”는 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너무나 반가워 단숨에 달려간 나는 ‘사례’를 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그 신사는 끝내 사양하면서 “지갑을 보니 돈도 별로 없으신 것 같던데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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