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동아일보사 기자들과 전화통화가 이루어진 대부분의 필자들은 “국가혁신위와 아무 관련이 없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언론사에 대한 국세청 조사결과 1차발표와 공정거래위 조사발표 직후인 지난달 22일 이후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 ‘빅 3’ 신문에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글을 기고한 필자16명중 11명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남시욱(南時旭) 전 문화일보 사장〓국가혁신위로부터 제의를 받은 바도 없고, 앞으로도 정당에 일절 관계하지 않을 것이다. 칼럼은 평소 소신을 그대로 피력한 것이다.
▽언론인 여영무(呂永茂)씨〓추 의원의 발언은 너무 자기중심적이다. 자신의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의 정당한 필자를 근거없이 비하하고 매도하는 것이다.
▽조용중(趙庸中) 고려대 석좌교수〓야당이든 여당이든 정치와 관계없다. 순수한 저널리스트의 입장에서 쓴 글을 정치인이 아전인수격으로 얘기한 데 대해 반론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 추 의원은 자신의 주장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매카시즘적 잣대를 가지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민웅(李敏雄) 한양대 교수〓혁신위와 아무 관련이 없다. 정치인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실이 아닌 발언을 한 데 대해 일일이 반응하고 싶지 않다.
▽조성기(趙星基) 숭실대교수〓권력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문화인이야말로 소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소신과 다르게 자신의 지식을 파는 것으로 따지자면 문화계 인사가 아니라 정치인이 훨씬 더 할 것이다.
▽임상원(林尙源) 고려대교수〓추 의원은 증거를 대든지, 아니면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의견의 다양성은 자유민주사회를 떠받치는 버팀목인데도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매도하는 것은, 추 의원과 집권당이 반(反)지성주의적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안영섭(安瑛燮) 명지대 교수〓정치권력이 언론에 간섭해선 안된다는 것이 소신이다.
▽소설가 이문열(李文烈)씨〓나는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그 어떤 당과도 인연을 가져본 적이 없다. 모든 문화인을 정치적인 눈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자제돼야 한다.
▽소설가 복거일(卜鉅一)씨〓나는 자유주의자라서 단체 가입을 싫어한다. 글이란 그 자체의 사실성과 타당성 품격 등을 갖고 논해야 한다. 필자의 성분이나 경력은 논외다. 추 의원의 주장은 글이란 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하는 말로서, 글의 본질을 가리는 것이다.
▽정진석(鄭晉錫) 한국외국어대 교수〓권력에 아양떨고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여당 쪽에 있다고 본다.
▽이선희(李善姬) 이화여대교수〓나는 정치와 무관한 사람으로, 순수하게 나의 생각만을 쓴 것이다. 지식인들이 신문에 글을 쓰면서 자신의 소신과 무관하게 어느 한쪽의 정치집단 편을 드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김동길(金東吉) 연세대 명예교수와 이동복(李東馥) 명지대교수, 양건(梁建) 한양대교수, 김지운(金芝雲)성균관대 명예교수, 김선택(金善澤) 납세자연맹회장 등 5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김 명예교수의 비서는 추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절대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편 추 의원은 “무슨 정보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주간신문에 난 국가혁신위 명단을 보고 말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추 의원은 또 “본인들은 주간신문에 명단이 나갔을 때 왜 부인하지 않았느냐”며 “일부 언론에 그런 글을 쓴 학자들이 곡학아세(曲學阿世)를 하고 있다는 소신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윤종구·윤정훈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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