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죄송한데요. 잔돈 좀 바꿔주시면 안될까요?”
전철매표소로 달려간 K씨는 역무원에게 통사정을 했다.
“안돼요. 저희들도 아침마다 돈을 바꿔오는데 여긴 유동인구가 많아 잔돈이 모자라요.”
“저 급해서 그래요. 좀 바꿔주세요.”
“그러면 전철 밖으로 나가면 매점이 있는데 그곳에서 부탁하세요.”
“정 그러면 200원만 주세요.”
다급한 김씨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아랫배를 움켜 쥔 김씨와 역무원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김씨 뒤에 줄을 선 사람들의 짜증스러운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자, 여기있어요.”
역무원은 마지못한 표정으로 50원짜리 10개를 창구 밑으로 내밀었다.
<이진한기자>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