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마 창피해 마 뭐가 쑥스러운 거야/ 괜찮아 사람들 다 이렇게 다/ 노는 거야 숨길 뿐야 그런 거야/ 더 늙기 전에 모두 해보는 거야/ 철들기 전에 시험해보는 거야…”(박진영 ‘놀이’)
노골적인 성적 표현과 청소년 유해성 여부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박진영씨가 시민단체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내 노래와 비디오는 선정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6일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와 이화여대학보사 공동주최로 이화여대 대학원관 중강당에서 열린 ‘대중음악에서의 표현의 자유,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박씨는 “이번 앨범은 2년 동안 결혼생활을 통해 느낀 성에 대한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한 것일 뿐 ‘선정성을 상업화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대중문화에 대한 ‘심의의 일관성’을 요구했다. 박씨는 “최근 불륜을 소재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드라마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도 그보다 정도가 훨씬 덜한 가요는 규제 대상이 된다”면서 “창작자가 수긍할 수 있는 보편적 기준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문화평론가 이재현씨(43)는 “노랫말은 상징과 압축이 가능한 문화적 표현인데도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기성세대의 성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이 청소년의 문화 향유권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200여명의 학생이 참가해 대체로 박씨의 주장에 공감하는 듯한 분위기였으나 질문에 나선 한 여학생은 “TV를 통해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선정적이라는 느낌이 적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21일 박씨의 6집 앨범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청소년유해 음반 결정을 요구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권장희(權長喜·37) 사무처장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씨의 노래가 선정적이어서 유해하다는 의견이 20대에서도 절반을 넘는다”면서 “선정적이지 않다는 박씨의 주장은 독백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가수 ‘싸이’는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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