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4·삼성전자)는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니아의 하이랜드메도GC(파71)에만 가면 펄펄 날았다. 여기서 벌어지는 미국LPGA투어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에서 우승 2회, 단독 3위의 눈부신 성적을 거둔 것.
우승도 그냥 우승이 아니었다. 신인이던 98년에는 72홀 최소타(23언더파 261타), 18홀 최소타(10언더파 61타) 등 갖가지 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컵을 안았다. 이듬해 대회 때는 무려 6명이 나선 플레이오프를 치러 연장 첫 홀 버디로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아깝게 1타차로 연장에 진출하지 못하며 3연패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박세리가 이런 성적을 거두게 된 데는 쓰라린 기억도 있었다. 미국에 진출하기 전인 97년에도 이 대회에 스폰서 추천으로 출전했지만 컷오프 탈락을 맛보며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그녀는 “성적이 나빴지만 내게는 좋은 경험이었으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미리 매를 맞아둔 덕분에 미국 데뷔 첫해부터는 코스에 제대로 적응해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는 얘기.
올해에는 어떨까. 1라운드를 공동 19위로 출발한 박세리는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뽑아내며 단독선두로 성큼 나섰다.
8일 열린 3라운드에서도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중간합계 12언더파 201타로 맥 말론, 크리스 체터, 헤더 보위(이상 미국)의 공동 2위 그룹을 4타차로 제쳤다.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한 8차례 대회에서 7차례나 우승했을 정도로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박세리가 정상에 오르면 시즌 3승과 통산 11승을 거두게 된다. 18년 역사의 이 대회에서 첫 통산 3승 달성.
드라이버 아이언샷 퍼팅이 모두 괜찮았으나 거리가 제대로 맞지 않아 몇 차례 버디 기회를 놓친 게 아쉬운 대목.
박세리는 “골프 코스가 편하고 최상의 플레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4라운드에서도 지키는 골프가 아닌 공격적이고 강한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 매니지먼트가 쉽고 편안하며 어느 곳보다도 친숙한 느낌을 받아 자신감마저 넘친다는 게 그녀의 말. 한국과 비슷하게 느린 그린 속도와 어느새 친해진 현지 갤러리의 성원도 큰 힘이 된다는 것.
최연소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캐리 웹(호주)은 합계 6언더파 207타로 공동 6위에 머물렀고 장정(지누스)은 합계 2언더파 211타로 공동 26위에 올랐다. 김미현(KTF)은 합계 1오버파 214타로 지난해 챔피언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공동 53위로 밀려났다. 합계 2오버파 215타의 송아리는 공동 59위.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박세리 제이미파크로거 클래식 역대 성적 | ||
연도 | 성 적 | 스코어 |
97 | 컷오프 탈락 | 5오버파 147타 |
98 | 우승 | 23언더파 261타 |
99 | 우승 | 8언더파 276타 |
2000 | 단독 3위 | 9언더파 275타 |
제이미파크로거 클래식 3R 성적 | ||||
순위 | 선 수 | 파 | 스코어 | |
(1) | 박세리 | -12 | 201(70-62-69) | |
(2) | 말론(미국) | -8 | 205(70-67-68) | |
체터(미국) | 205(70-67-68) | |||
보위(미국) | 205(68-66-71) | |||
(5) | 던(미국) | -7 | 206(68-68-70) | |
(6) | 웹(호주) | -6 | 207(70-68-69) | |
(26 | 장정 | -2 | 211(72-69-70) | |
(53 | 김미현 | +1 | 214(72-68-74) | |
소렌스탐(스웨덴) | 214(72-70-72) | |||
(59 | *송아리 | +2 | 215(69-72-74) | |
(78 | 하난경 | +11 | 224(72-71-81) | |
※*는 아마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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