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보통 000시리즈나 상징적인 알파벳으로 차이름을 짓는 것과는 달리 ‘폴크스바겐’(독일어로 국민차라는 뜻)은 차 이름을 독특하게 짓는 것으로 유명하다.
골프(GOLF)도 그 중 하나. 폴크스바겐에서 나온 ‘골프’는 독일의 무제한 질주도로 아우토반에서 다른 차종과 곧잘 스피드 경쟁에 나선다 하여 붙은 별명이 ‘아우토반의 하이에나’. 요즘 대중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운동 골프에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아니다. 실제로 이 골프차의 뒷 트렁크엔 골프백을 넣기가 힘든 구조로 되어 있다.
골프라는 이름의 유래는 멕시코만에 부는 ‘강한 북남풍’. 이 강력한 바람을 지칭하는 골프에서 그만큼 강력한 파워를 갖고 있음을 전한다. 골프는 폴크스바겐 자동차 판매량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기 차종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이처럼 폴크스바겐 자동차의 대다수는 골프처럼 특정 바람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골프의 변형인 제타(Jetta)는 제트 기류를 뜻한다.
발칸 아드리아해의 강한 하강풍에서 유래한 보라(Bora)도 그렇고, 샤란(Sharan)과 폴로(Polo) 역시 바람 이름에서 비롯됐다.
바람의 이름과 의미를 알면 차의 특성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한국시장에 곧 들여올 예정인 파사트(Passat)는 중형 세단차 컨셉트에 잘 맞는 이름. 파사트는 지구 전체를 에워싸고 부는 ‘무역풍’으로 고요하고 잠잠한 것이 특징이다. 파사트의 유연한 흐름은 편안한 승차감을 잘 대변하고 있다.
또 산타나(Santana:코르테즈 바다를 횡단하는 뜨거운 사막에서 이는 돌풍), 시로코(Scirocco:북아프리카의 더운 사막에서 이탈리아로 불어 들어가는 바람) 등의 차 이름도 모두 ‘바람 이름’이다.
폴크스바겐은 21세기 신전략으로 고급형 소형차와 첨단기능을 갖춘 최고급 승용차 생산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컨셉트카 ‘D’(프로젝트명)를 개발 중이다. ‘D’카는 어떤 바람의 이름으로 마니아들 앞에 설지 궁금하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