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은 종가만 챙기고 국내증시 개장 직후의 주가움직임을 살펴보면 족하다.
동원경제연구소 정훈석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들어 나스닥지수가 3.2% 이상 오르거나 2.1% 이상 떨어진 경우 종합주가지수나 코스닥지수의 시초가(始初價)는 예외없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초가와 종가(終價)의 차이도 거의 없었다. 나스닥의 급등락은 국내증시 시초가에 일거에 반영된다는 얘기다. 그러니 장중에는 서둘러 주문을 낼 필요가 없고 차분히 시장흐름을 지켜보면서 매매시점을 잡는 것이 좋다.
업종이나 종목의 주가 움직임도 비슷하다. 증시전문가들의 관찰에 따르면 나스닥 A업종 주가가 급등락했을 때 코스닥 A업종도 급등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틀 이상 가는 경우가 드물고 등락폭도 첫날 시초가에서 거의 결정된다.
코스닥-나스닥 동조화는 거래소-나스닥 동조화보다 변덕스럽다. 실물 차원의 연관관계가 훨씬 적은 대신 조건반사적인 심리의 영향이 압도적이다.
거래소 동조화의 배경에는 ‘반도체 주가 상승→반도체경기 호전 신호→국내 반도체업체 수출 및 수익 증가 기대→국내 반도체주가 상승’처럼 수출을 매개로 한 상관관계가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살지 팔지를 미국주가 등락에 따라 결정하면서 미 증시 분위기를 중계하는 것도 거래소 동조화의 한 배경이다.
하지만 코스닥에서는 일부 수출품목 장비업체들을 제외하면 실물상 연관을 가진 종목이 거의 없고 외국인 비중도 1%가 안 된다. 코스닥 동조화는 ‘묻지마 투자’의 한 단면이다. 요컨대 일반투자자가 나스닥-코스닥 동조화에 편승한 단기매매로 차익을 챙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나 이론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나스닥 급등락과 코스닥 시초가 | ||
나스닥지수 | 코스닥지수 | 확률 |
2.1%이상 급락시 (15일) | 시초가 하락(14일·평균 -2.0%) | 93% |
종가 하락(11일·-1.5%) | 73% | |
3.5%이상 급등시 (10일) | 시초가 상승(10일·+3.8%) | 100% |
종가 상승(9일·+3.2%) | 90% | |
※주:올 1월3일∼5월29일 기준.(자료:동원경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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