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딱 그렇다. 아이티(IT), 디날리아이티(Denali IT), 아이엠아이티(I am IT), 오픈베이스(Openbase)…. KDC, ETI, C&S, KMW 등은 어떤가? 이름만 듣고서는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기업 내용도 모르는 ‘묻지마 투자’가 성행한 원인의 하나다. 쉽고 정확한 업종 분류가 필요한 까닭이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이런 투자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현행 업종분류체계를 전면개편해 10월경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40여가지 업종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30여가지 업종으로 헤쳐 모이게 된다.
코스닥시장은 아울러 정보기술(IT) 관련 지수 14개 등 모두 30여가지 업종지수를 매일 내 ‘체크단말기’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이르면 10월부터는 투자자들이 거래소 종목의 경우처럼 체크단말기의 종목별시세→시세표→업종별시세에서 각각의 코스닥 종목이 어떤 업종에 속해 있는지를 금방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황단말기에서 제조업, 유통서비스업, 건설업, 금융업, 기타 등 5개의 업종별시세밖에 조회할 수 없었다.
새 기준에 따른 30여개 업종 중 10일 가장 먼저 분류체계가 확정 발표된 IT관련지수는 통신방송서비스, IT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IT하드웨어 등 세 업종과 10개 하위업종으로 이뤄졌다. ‘IT기업’ 선정기준은 IT부문의 매출 비중이 30% 이상이고 여러 부문 중 가장 높은 기업. 이 기준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코스닥에 있는 IT기업은 237개사로 전체 592개사(증권투자회사 제외)의 40%이며 시가총액 비중은 61%(26조8000억원)이다.
새로운 업종 분류에서는 ‘환경주’ ‘바이오주’ 같은 테마에 상응하는 업종은 신설되지 않을 전망이다. 코스닥증권시장 시장서비스팀 하미양 대리는 “테마성 업종은 매출비중 등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렵고 자칫 투자자들을 오도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형화된 분류에는 담을 수 없는 변화무쌍한 종목들은 그때그때 증권사가 나서서 해줄 수밖에 없는 셈.
모닝스타코리아 정병선 전 사장은 “지금까지 증권사들은 펀더멘털상 근거가 없는 단기테마를 띄우는 데 급급해왔다”면서 “시장 흐름의 변화를 잘 담아낼 수 있는 검증된 업종분류로 투자자들을 안내하는 외국 증권사의 사례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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