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번듯한 공항 건물을 빠져나오면 아프리카나 중남미 후진국형의 ‘바가지’가 판을 친다. 공항에 드나드는 택시들이 미터기를 꺾지 않은 채 버젓이 운행하는데도 단속을 하는 경찰관이나 공항공사 직원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 도심까지 가는데 100달러(13만원)를 부르는 택시도 있다고 한다. 일본 후쿠오카∼인천공항 편도요금이 16만원 정도니 국제선 비행기 요금이나 공항에서 도심에 들어가는 택시요금이나 엇비슷하다.
낮 시간대에는 다양한 노선으로 운행하는 버스들이 많지만 문제는 심야와 이른 새벽이다. 이 시간대에는 일부 인기 노선을 제외하고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 입국 승객들은 바가지를 당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게 된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 택시들이 몇시간씩 기다리다 손님을 태워나가면서 대기요금을 손님들에게 씌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으레 미터요금의 2, 3배를 요구하지만 공항 경내 어느 곳에도 미터요금을 넘겨 요구하는 택시를 고발하라는 안내판 하나 없는 실정이다.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바가지 택시들이 나라의 관문에서 국가의 이미지를 흐려놓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공항공사 직원들에게 단속 권한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면 경찰관과 합동단속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미터요금만 받게 할 경우 택시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 걱정된다면 공항택시 제도를 부활하거나 공항에 드나드는 택시에 유인책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인천공항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교통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민자로 건설한 신공항 고속도로 이용료(6100원)는 물가수준에 비추어 너무 비싸다. 도로공사가 건설한 고속도로는 비슷한 구간에서 1100원을 받는다. 3월 착공한 인천공항∼서울역 철도는 2008년에나 완공될 예정이다. 이것도 민자로 추진되니 요금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불요불급한 지방도시의 지하철에까지 예산을 지원하면서 나라의 관문으로 가는 철도는 굳이 민자를 고집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항접근 비용부터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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