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협 직원 28억원 횡령 잠적

  • 입력 2001년 7월 12일 18시 33분


금융감독원은 28억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증권업협회에 대해 13일부터 21일까지 특별검사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증권업협회는 이날 횡령사고의 책임을 물어 황성수 기획관리부장과 유춘종 회계팀장을 대기발령했다. 또 횡령을 한 이종구 회계팀 과장도 대기발령했다.

금감원은 “오호수(吳浩洙) 증권업협회장이 특별검사를 요청했다”며 “검사요원 4명을 투입해 증권업협회에 대한 검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증협은 이날 회계 담당인 이 과장이 지난달 22일 회원 증권사들로부터 받은 회비를 운용하는 S은행 계좌에서 3억원과 1억원 짜리 수표로 28억원을 인출해간 사실을 11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증협 임종록 상무는 “이 과장이 휴가를 마치고도 11일 출근하지 않은 점을 이상히 여겨 계좌를 확인한 결과 거액이 인출된 사실이 드러나 이 과장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현재 가족들도 이 과장이 해외 연수를 간줄 알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이미 해외로 달아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횡령한 28억원을 현금이나 수표로 직접 들고 나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돈이 아직 국내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 과장이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잠적한 사실 등을 감안해 이 과장의 여자관계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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