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지원단체인 서울 동작구 사당동 소재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天基元·45) 전도사는 이날 “탈북자 출신의 A군(18)이 탈북자 색출조인 ‘특무(特務)’ 교육을 받고 중국에 다시 파견됐다고 고백했다”며 A군이 쓴 편지를 선교회 인터넷사이트(www.durihana.com)를 통해 공개했다.
A군의 편지는 “3월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송환돼 모진 고문을 받고 강제노동을 하다 삼촌의 보증으로 풀려났다”며 “그 후 특무훈련을 받고 중국으로 파견됐는데 도망갈 경우 보증인에게 화가 미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색출임무를 수행했다”고 적고 있다.
A군은 6월 초 같은 처지에 있는 소년 60여명과 함께 탈북자가 많은 중국지역으로 파견돼 5인1조로 각 지역에서 탈북자가 몇 명 있는지를 보고하고 약간의 보상금을 받아왔다는 것.
A군은 지난달 30일 밤 12시경 중국 옌볜(延邊)에서 자신을 돌봐주었던 조선족 B씨(30·여)를 색출하기 위해 접근했지만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배신할 수 없어 고민을 담은 이 편지를 남기고 7월 초 사라졌다.
천 전도사는 “북한이 탈북자 색출을 위해 비밀요원을 파견한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이처럼 10대 소년들을 조직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들 특무들로 인해 많은 탈북자들이 다시 북한으로 송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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