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탈북10代 송환 비밀교육"

  • 입력 2001년 7월 13일 22시 56분


중국에서 검거돼 강제 송환된 10대 탈북 소년이 탈북자 색출을 위한 비밀요원 교육을 받고 중국으로 재파견돼 탈북자를 색출하면서 겪었던 고민을 담은 편지가 13일 공개됐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서울 동작구 사당동 소재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天基元·45) 전도사는 이날 “탈북자 출신의 A군(18)이 탈북자 색출조인 ‘특무(特務)’ 교육을 받고 중국에 다시 파견됐다고 고백했다”며 A군이 쓴 편지를 선교회 인터넷사이트(www.durihana.com)를 통해 공개했다.

A군의 편지는 “3월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송환돼 모진 고문을 받고 강제노동을 하다 삼촌의 보증으로 풀려났다”며 “그 후 특무훈련을 받고 중국으로 파견됐는데 도망갈 경우 보증인에게 화가 미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색출임무를 수행했다”고 적고 있다.

A군은 6월 초 같은 처지에 있는 소년 60여명과 함께 탈북자가 많은 중국지역으로 파견돼 5인1조로 각 지역에서 탈북자가 몇 명 있는지를 보고하고 약간의 보상금을 받아왔다는 것.

A군은 지난달 30일 밤 12시경 중국 옌볜(延邊)에서 자신을 돌봐주었던 조선족 B씨(30·여)를 색출하기 위해 접근했지만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배신할 수 없어 고민을 담은 이 편지를 남기고 7월 초 사라졌다.

천 전도사는 “북한이 탈북자 색출을 위해 비밀요원을 파견한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이처럼 10대 소년들을 조직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들 특무들로 인해 많은 탈북자들이 다시 북한으로 송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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