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업종 애널리스트인 그에게 하반기 투자전망을 문의하는 국내기관투자가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들의 요청으로 일주일에 한두차례 음식료업종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IT산업 열풍이 몰아쳤던 1999년 7월부터 지난해 9월말까지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당시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속에 '업종을 잘못 선택했구나'라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4/4분기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IT산업의 거품이 꺼지면서 그를 찾는 기관투자가들이 부쩍 늘어났다. 적어도 올 연말까지 그의 인기는 '상한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황 수석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투자설명회 준비로 바쁘게 지낼 것같다"고 전망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최근 매일경제신문이 선정한 음식료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뽑혔다.
-음식료 업종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IT산업의 침체로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음식료업종의 안정된 현금흐름이 부각되고 있다.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먹고 마시는'제품에 대한 수요는 존재한다. 즉 음식료업종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얘기다.
음식료업종의 인기는 IT산업이 본격 회복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인기에 상응하는 만큼 올렸는가.
▲음식료업 주식들은 상반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최근 조정으로 상승폭이 줄어들었지만 삼양사 동원산업 동원B&F 롯데칠성 등은 이미 100%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IT경기 회복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하반기에도 시장 초과수익률을 올릴 것이다.
-일부 음식료업종은 이미 적정주가수준까지 상승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상반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여력은 크다. 음식료업종의 PER(주가수익배율)은 6배로 시장평균(10배)보다 낮다. 성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다른 업종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얘기다.
상반기 급등한 종목들도 여전히 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특히 IT업종의 회복이 지연되면 매수세력이 몰리면서 펀더멘털 이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
-음식료 업종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는 무엇인가.
▲국내 음식료 업종의 수익성은 환율과 국제곡물가격에 좌우된다. 당분간 국제곡물가격은 하향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환율이다. 환율이 오르면 제조원가가 증가한다.
그런 만큼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유명 브랜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즉 시장점유율도 높고 브랜드 파워가 큰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
-이같은 기준에 해당되는 기업을 추천한다면.
▲제일제당 풀무원 농심 삼양사 삼양제넥스 대상 두산 하이트맥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중에서도 풀무원은 매월 전년동월대비 20%이상씩 고도성장하고 있어 적극 추천하고 싶다. '포장두부 '등 생식품에 대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높은 성장을 기록중이다. 당분간 대기업이 참여하기 힘들어 고도성장을 유지할 것이다.
-월드컵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종목은.
▲월드컵이란 행사 성격에 비춰볼 때 '먹는 업종'보다는 '마시는 업종'이 더 많은 수혜를 입을 것이다. 여기다 아무리 늦어도 내년 1/4분기부터는 경기가 바닥권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도 음료업종의 투자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음료업종이 식료업종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하이트맥주가 가장 큰 수혜주다. 하지만 지금은 매수시기가 아니다. 올연말부터 매수를 권하고 싶다.
-유동성이 적은 것은 부담스럽다.
▲음식료주들은 대부분 자본금이 700억원 미만인 중소형주다.
하루에 거래되는 유동물량이 적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단기매매보다는 중장기 보유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또한 음식료업종은 주가변동성이 적어 '데이트레이딩'에 부적합하다. 대신 배당률은 상대적으로 높다.
안정선호형의 중장기 투자자에게 투자를 권하고 싶다.
박영암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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