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시 최대 업적으로 외교 성과를 꼽던 부시 전대통령인 만큼 외교 분야 문외한인 아들에게 자주 조언하리란 예상은 대통령 취임 후 실제로 들어맞았다.
부시 전대통령은 미 해군 정찰기가 중국에 불시착한 사건이 일어나자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조언했으며 북한 관련 정책을 결정할 때도 포용정책을 주장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의 의견을 전달해 정책에 반영하게 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그가 아들이 보는 앞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세자에게 전화를 걸어 미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대해 설명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그는 이 전화 통화에서 백악관측이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국빈 자격의 미국 방문을 다시 제안하며 설득했지만 압둘라 왕세자는 방미에 관해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중동사태에 관해 미 정부가 이스라엘에 치우친 정책을 펴자 불만을 품고 있다.
백악관 외교정책 보좌관들은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에게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 이런 일들이 부정(父情)에서 비롯된 간섭임을 시사했다.
중앙정보국(CIA)은 전직 대통령에게 해외정세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는데 부시 전대통령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 이 때문에 CIA 내부에서는 “대통령 아버지에게도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는 우스갯말이 나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전대통령측에 이에 관한 논평을 요청하자 “퇴임 후 친구들과 전화 연락도 못하느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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