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상습수해 우리가 막는다"

  • 입력 2001년 7월 16일 21시 13분


우리 고장의 상습적인 수해(水害) 문제는 더 이상 행정기관에 기대지 않고 우리 스스로 해결할랍니다.

형산강의 범람으로 해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는 경북 경주시 안강읍민들이 형산강 유역 안강수해대책연구회 (회장 이중길·李重吉)를 최근 결성하고 수해방지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4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이 연구회는 방재팀과 주민대피팀, 정책연구팀, 홍보팀 등 4개 분야로 나눠 각 분야 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방재팀과 주민대피팀은 소방서와 함께 비상대피훈련을 실시하고 노약자 등을 미리 파악해 뒀다가 수해가 났을 경우 전기를 차단하고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토목 및 수리(水理)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책연구팀은 항구적인 수해대책을 마련하고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형산강의 범람을 막는데 필요한 토목사업 및 관련 예산 확보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곳 주민들이 수해방지를 위해 직접 나선 이유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물난리로 재산 및 인명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경제가 갈수록 침체되고 있기 때문.

안강 읍민회관 입구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해복구기념비 가 세워져 있을 정도로 수해로 인한 이곳 주민의 피해와 아픔은 특별하다.

98년 태풍 애니 가 강타했을땐 형산강 둑 15개소가 유실돼 주택 530채가 거의 반쯤 물에 잠기는 등 55억원의 재산피해를 봤고 91년 8월에는 태풍 글래디스 가 내습했을때는 무려 745㎜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60여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피해를 당했으며 59년 태풍 사라호 가 경북 동해안을 강타했을때 무려 150여명이 사망하는 참변을 겪기도 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형산강 하류의 협착구간을 확장하고 하천바닥을 준설해야 한다는 것. 즉, 강폭이 너무 좁아 태풍이 닥칠 때 마다 형산갈 물이 역류, 둑이 붕괴되거나 유실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데도 관계 당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강읍장 출신인 이중길 회장은 읍장으로 있을 때 수해현장을 샅샅이 살펴본 결과 주민들이 합심하면 수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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