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메이저골프대회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제130회 브리티시오픈이 19일 영국 랭카셔 로열리덤&세인트 앤즈GC에서 나흘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이번 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우승 스코어. 만약 톰 레먼(미국)이 13언더파 271타로 우승한 96년 대회에 이어 연속해서 10언더파 이상의 좋은 스코어를 허용할 경우 ‘로열리덤’은 대회 개최지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영국골프협회(R&A)가 지금까지 브리티시오픈 개최용으로 선택한 링크스코스(해변 코스)는 모두 14개. 이중 ‘골프 성지’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가장 많은 26회가 열렸고 프레스트윅(24회) 뮤어필드(14회) 로열 세인트조지(12회) 순이다.
‘로열리덤’이 1926년 이래 올해로 10회째가 개최되는 ‘명문코스’이건만 ‘퇴출 위기’에 놓인 것은 코스 전장이 6905야드로 짧은 데다 페어웨이 벙커의 위치가 선수들에게 전혀 위협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승후보 1순위 타이거 우즈(미국)는 굳이 드라이버를 잡지 않아도 대부분의 파4홀에서 투온이 가능할 정도. 실제로 로열리덤에서 가장 최근에 열렸던 96브리티시오픈에서 당시 아마추어였던 우즈는 2라운드 초반 11개홀에서 무려 버디를 8개나 낚았다.
한편 옛날의 퍼시먼(감나무) 드라이버의 비거리를 감안해 파놓은 페어웨이 벙커가 무용지물이 된 것도 출전 선수들이 ‘로열리덤’을 만만하게 보는 또 한 가지 이유.
최첨단 소재로 만들어진 최근의 고성능 드라이버로 무장한 선수들은 벙커를 충분히 넘길 수 있는 300야드 이상의 장타를 손쉽게 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닉 프라이스(짐바브웨)는 “로열리덤에는 모두 196개의 벙커가 있다지만 부족하다. 코스 길이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한 로열리덤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벙커를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로열리덤의 헤드프로인 에디 버체너프(영국)는 “골프에서 거리가 전부는 아니다. 로열리덤에는 ‘정글’에 비유되는 러프와 변화무쌍한 바닷바람이 있다. 96년대회 때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스코어가 좋았을 뿐이다”며 “호락호락하게 로열리덤이 허물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즈를 비롯해 어니 엘스(남아공)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필 미켈슨, 데이비스 러브3세(이상 미국) 등 장타자들이 콧노래를 부르며 로열리덤을 정복할 것인가.
아니면 심술궂은 돌풍에 휘말려 러프와 벙커를 오가며 식은 땀을 흘릴지는 지켜볼 일이다.
로열리덤& 세인트 앤즈GC 코스제원 | |||||
(파71·6905야드) | |||||
홀 | 파 | 길이 | 홀 | 파 | 길이 |
1 | 3 | 206 | 10 | 4 | 335 |
2 | 4 | 438 | 11 | 5 | 542 |
3 | 4 | 458 | 12 | 3 | 198 |
4 | 4 | 392 | 13 | 4 | 342 |
5 | 3 | 212 | 14 | 4 | 445 |
6 | 5 | 494 | 15 | 4 | 465 |
7 | 5 | 557 | 16 | 4 | 359 |
8 | 4 | 419 | 17 | 4 | 467 |
9 | 3 | 164 | 18 | 4 | 412 |
계 | 35 | 3340 | 계 | 36 | 3565 |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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