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정상회의 20일 개막…MD-교토의정서 美-유럽 대립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42분


삼엄한 경비 G8정상회의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이탈리아 경찰이 제노바 시내에서 검문을 강화
삼엄한 경비 G8정상회의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
이탈리아 경찰이 제노바 시내에서 검문을 강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선진 7개국과 러시아가 참가하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사흘간의 일정으로 20일 이탈리아의 제노바에서 개막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미국 등 세계의 경제상황을 비롯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추진 △교토의정서 비준 △아프리카 등 세계 36개 빈국에 대한 부채 탕감 △한반도 및 중동의 평화문제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D 체제 구축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 이행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이 첨예하게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어 회의 초반부터 상당한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회의 참석에 앞서 19일 영국을 방문해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1972년 구 소련과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폐기하는 대신 MD 체제를 구축하고 교토의정서를 탈퇴하겠다는 미국의 기존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당사국회의 의장인 얀 프론크 네덜란드 환경장관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교토의정서가 미국의 참여 없이도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상회의에 앞서 G8 외무장관들은 1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외무장관회의를 갖고 9개월여 동안 지속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국제감시단을 파견키로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G8 외무장관들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국제감시단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제감시단은 폭력 종식을 촉구한 미첼보고서 권고안의 이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별도의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MD 문제를 논의했으나 러시아측의 완강한 반대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의 평화 정책을 위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2차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하는 성명서가 채택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G8 정상회의가 개최될 제노바에는 반 세계화 시위에 대비해 이탈리아 정부는 18일부터 2만명의 경찰을 투입해 도시 전체를 봉쇄하다시피해 회의 시작 전부터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백경학기자·파리〓박제균특파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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