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태안 신두리 모래언덕 보존구역지정 “팽팽”

  • 입력 2001년 7월 20일 21시 02분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모래언덕(砂丘)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범위를 놓고 문화재청과 지역주민 지주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문화재청은 전체 보존을,지역주민과 지주는 축소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문화재청이 지난 5월 25일 천연기념물로 예고한 신두리 사구 전체면적은 151만8000㎡.

신두리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내륙으로 퍼져 있는 대부분의 모래언덕을 포함하고 있다.

반면 ‘주민 지주연대 사구보전 반대투쟁위원회’(위원장 박희관)는 “이미 훼손돼 건축이 진행중인 곳과 사구로 볼 수 없는 지역도 포함돼 있다”면서 축소지정을 주장하고 있다.

주민과 지주들이 보전지역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곳은 해안가쪽 132만㎡로 상당부분이 전원주택으로 지어지고 있거나 건축예정지로 이미 형질변경된 곳이 많다.

주민들은 “훼손된 지역은 빨리 규제를 풀어 보전과 개발이 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천연기념물 지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19일 정부대전청사 문화재청 회의실에서 주민대표와 태안군 충남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졌으나 팽팽한 입장차이만 보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신두리 사구는 희귀생물의 보고이자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곳으로 보전이 꼭 필요한 지역”이라며 “주민 및 토지 소유주들과 최종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신두리 사구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여부는 주민과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25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두리 사구는 수 백년동안 바람과 파도에 의해 형성된 해안가 모래언덕으로 멸종위기인 금개구리를 비롯해 표범장지뱀 무자치 갯방풍 갯메꽃 등 다양한 식생이분포를 형성하고 있으며 환경부도 연말까지 이곳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태안=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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