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백혈병 딸에 삶의 빛 비춰준 고마운 경관들

  • 입력 2001년 7월 23일 18시 32분


20세의 딸을 둔 아버지다. 3월 딸이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하고 난 뒤 하루가 지나도 피가 멈추지 않아 병원에 갔다가 급성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서 어리둥절하고 비통해서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백혈병 치료를 위해서는 혈액과 혈소판이 필요하다고 해 옷을 파는 노점상까지 팽개치고 학교와 관공서 등 여러 곳을 수소문했지만 혈액을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러던 중 딸아이가 약 1년 전 잠시 서울 북부경찰서 경리과에서 일한 사실이 생각나 그곳으로 연락했다. 함께 일했던 김양복 경장은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한 뒤 북부경찰서뿐만 아니라 서울의 각 경찰서에 연락해 ‘O형’ 혈액을 가진 경찰관을 수소문했다.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딸아이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까지 직접 찾아와 혈소판과 혈액을 기증해준 경찰관은 모두 20명 가량 된다. 백혈병 치료에는 꾸준한 수혈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번 다른 경찰관들이 찾아와 혈액과 혈소판을 기증해 주고 있다.

김 경장은 바쁜 와중에도 대원들과 함께 찾아와 딸과 우리 가족을 격려해 주기도 했다. 김 경장과 동료 경찰관들이 너무도 고마워 조그만 성의라도 표시하고 싶었지만 모두들 “병원비에 보태라”며 한사코 만류했다. 이렇게 편지상으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임 인 수(서울 강북구 번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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